정치

박원순 동성애 반대 발언 일파만파..기독교 표 노린 대권 셈법 비판도

박형윤기자 입력 2014.12.09. 15:59 수정 2014.12.0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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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성 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이 담긴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폐기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여야 대권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시장이 대권을 위한 기독교인의 표를 의식해 인권헌장을 폐기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가열된 데는 박 시장이 지난 1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동성애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다. 박 시장은 간담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보편적인 차별은 금지돼야 하지만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박 시장은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임무를 부여받은 시민위원회가 성 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담은 인권헌장을 과반수로 의결했지만 만장일치를 요구하며 인권헌장 제정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시민위원회는 박 시장이 보수·기독교 단체가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자 박 시장이 부담을 느끼고 말을 뒤바꾼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9일 기자와 만나 "인권을 외치던 박 시장이 동성애에 대한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핵심 지지층인 시민단체가 박 시장에 대한 배반감을 느끼고 있다"며 "박 시장이 기독교 표를 얻으려다 되려 적극 지지층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첫 번째 아시아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당시 국내 상황을 설명한 것이지 박 시장의 의견은 아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현재 성 소수자 단체는 서울시청 로비와 입구를 점거하고 박 시장의 면담과 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이들의 면담 요구를 거부하고 있어 성 소수자 단체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성 소수자 단체가 시청 로비 및 출입구에서 박 시장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박 시장이 몰래 출·퇴근을 하는 등 피하고만 있다"며 "마치 007 첩보 영화 수준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들의 농성을 저지하기 위해 청원경찰과 경찰을 동원하고 농성장의 전기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윤회 게이트가 블랙홀처럼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어 박 시장이 대응하지 않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박형윤기자 man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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