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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믿지?" 주식재력가라며 애인 돈 뜯은 30대

입력 2014. 12. 16. 12:02 수정 2014. 12. 1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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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이모(28·여)씨가 그 남자를 만난 것은 지난 2010년 6월 한 인터넷 조건만남 사이트에서였다.

몸 좋고 남자답게 생긴 정모(39)씨에게 끌린 이씨는 곧 그와 연인관계가 됐다.

1년 이상 연인관계를 이어갈 무렵인 2011년 12월 남자친구 정씨는 이씨에게 매력적인 제안을 했다.

정씨는 "오빠가 어마어마한 주식을 가지고 있는데 사업에 실패해 주식이 묶여 있다. 증여 수수료만 내면 주식을 주겠다"고 이씨를 꼬드겼다.

이씨는 이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정씨는 평소 고급차를 몰고 수백만원에 달하는 명품 옷을 입고 다녔기 때문이다.

이씨는 자신의 돈뿐 아니라 친구, 부모님의 돈까지 끌어다가 정씨에게 줬다.

'사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돈은 조금씩 들어왔다. 또 어디에선가 '주식 수여자는 당신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도 와서 이씨는 안심했다.

이씨가 이 모든 것이 사기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무려 9개월이나 걸렸다. 남자친구 정씨가 잠적한 뒤였다.

이 기간에 이씨는 무려 123차례에 걸쳐 3억 3천48만원을 정씨의 계좌로 보냈으나 돌려받은 돈은 고작 1천만원가량이었다.

문자메시지도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 정씨가 대포폰으로 몰래 보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빚더미에 오른 이씨가 원수 같은 정씨의 소식을 다시 들은 것은 정씨가 잠적하고 2년이 훌쩍 넘은 지난 9일.

정씨는 고등학생들에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고등학생 등 12명에게 유명 상표 옷가지들을 싸게 판다고 속여 527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씨의 범행대상은 이씨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만났던 인터넷 조건만남 사이트에서 만난 다른 여성 2명에게도 정씨는 똑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시도했다.

이씨 다음에 만난 여자친구 최모(29)씨에게는 104만원을 뜯어냈다가 잠적했고, 현재 여자친구인 조모(35)씨에게도 170만원을 뜯어낸 상태였다.

정씨는 이런 가운데 인터넷 장터 사기로 부과된 벌금 100만원을 낼 돈이 없자 자신의 차인 에쿠스를 100만원에 팔겠다며 피해자 이모(34)씨에게 검찰청 가상계좌로 돈을 송금하게 하는 '간 큰 모습'도 보였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정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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