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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심리학자 등 전문가가 전하는 '사랑이란'

이재유기자 입력 2014.12.19. 18:15 수정 2014.12.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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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대한 모든 것레오 보만스 엮음, 흐름출판 펴냄

"원 나잇 스탠드(미래에 대한 약속 없이 하룻밤 즐기는 것) 같은 짧은 만남으로 사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진짜 사랑에 집착한다. … 기회가 생기는 대로 성관계를 하지만, 원하는 파트너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파트너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투른데 그것은 친밀감을 경험할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지 친밀감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실 이들은 육체적 성행위 외에도 헌신적인 관계에 수반되는 안정감과 사랑을 절실하게 원한다." (벤테 트레엔 노르웨이 트롬쇠대학 심리학과 교수, 218p)

전설적인 영국 록그룹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는 언젠가 자신이 4,000여 명의 여성(때론 남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고백한 바 있다. 누군가는 부러워하고 혹은 비난하겠지만, 끊임없이 얼굴 없는 사랑을 갈구하는 이들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전작 '세상 모든 행복'에서 전 세계 행복학 전문가의 연구를 집대성했던 저자 레오 보만스가 이번에는 바로 이 사랑을 정의하는 시도에 나섰다. 심리학자·성과학자·경제학자·인류학자·역사학자·NGO 활동가 등 50개국 다양한 분야 전문가에게 1,000단어 내외로 쉽고 간결한 글을 부탁했다.

그렇게 모인 글은 대상과 분야, 집필 스타일까지 매우 다양했다. 19세기 다윈에서 21세기 뇌과학, 감추고 싶은 감정에서 공개된 섹스, 남녀 간 사랑에서 부모-가족, 동성애, 양성애, 이혼까지 주제를 가리지 않았다. 앞서 인용한 트레엔 교수는 헌신적 관계에서 초반의 열정보다 친밀감을 오래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각자의 염려와 욕구, 즉 서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자존감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 자신의 '진짜 색깔'을 보여주면 거부당한다는 두려움, 이 감정이 (실제로는 원하는) 친밀감 자체에 대한 공포가 되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전형적인 조언 외에도 눈여겨볼 지점은 많다. 이탈리아 생화학자는 낭만적 사랑에 빠진 사람이 강박장애 환자와 유사한 이상 현상을 보이지만 정서적으로 유익한 상태임을 체내 분비물로 검증한다. 크로아티아 심리학자의 조사에 따르면 부부간의 열정은 결혼 5년째부터 감소해 10년째 최저점을 찍고, 15년째부터 다시 증가하지만 신혼 때만 못하다. 뜻밖에 세 자녀를 키우는 부부가 높은 열정을 보이고, 사랑을 여는 열정·친밀감·헌신은 교육수준보다도 경제적 곤궁에 더 큰 위협을 받았다. 어차피 이 책 한 권, 100여 편의 글로 사랑을 배울 수 있다고 누구도 믿지 않는다. 다만 미미하게라도 확률은 높아진다. 사랑으로 우리가 행복해지기까지. 2만1,000원.

이재유기자 0301@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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