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출판계 흐름은 힐링 넘어 자기성찰

2014. 12. 2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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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위 '창문 넘어.. ' 45만부 그쳐.. '대박 도서' 만들어 침체 반전 모색
도서인구 고령화 따라 역사책 주목.. 치열한 삶 담은 책도 인기 끌듯

[동아일보]

"1위를 축하합니다."

최근 가진 출판인들의 모임에서 출판사 '열린책들' 관계자를 향한 덕담이 이어졌다. '열린책들'이 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올해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기 때문. 그러나 덕담은 곧 출판계 걱정으로 이어졌다. 명색이 1위인 '창문 넘어…'의 올해 판매량이 45만 부에 그친 탓이다.

출판사들은 침체된 출판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대박 도서'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박 도서는 사회 이슈와 시대적 흐름에 맞아야 탄생한다(표 참조). 최근 출판사들이 어떤 사회적 흐름을 키워드 삼아 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 성찰

2000년 이후 연간 베스트셀러의 트렌드를 보면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2005년), '마시멜로 이야기'(2006년), '시크릿'(2007년) 등 개인의 성공이나 만족을 다룬 책이 유행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프니까 청춘이다'(2011년)처럼 위안과 힐링을 주는 책이 대세였다. 하지만 출판계에선 냉혹한 현실로 인해 힐링이 제대로 되지 않자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성찰'이 뜰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영사는 영국 생물학자 루퍼트 셸드레이크의 '사이언스 딜루전(Science Delusion)' 등 성찰과 명상에 초점을 맞춘 책을 여러 권 낼 예정이다. 김영사 고세규 이사는 "해외에서도 영성(靈性) 분야의 도서 판매 시장이 커지고 있어 곧 한국에 상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역사서

도서 인구 고령화를 주목하는 출판사도 많다. 민음사는 김탁환 작가의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 김선우 작가의 '소설 원효' 등 역사소설을 출판할 예정이다. 한국인의 삶과 역사, 문화의 뿌리를 다룬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에세이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 민음사 신동해 편집부장은 "주요 독자층이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으로 옮겨가면서 이들이 좋아하는 역사 관련 서적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기획형 도서보다는 내용이 뛰어나 오래도록 읽히는 '롱셀러(Long-seller)'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극복의 정신

알에이치코리아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전후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 미국 남부의 5일간을 다룬 '파이브 데이스 앳 메모리얼(Five Days at Memorial)', 항공사고와 의료사고에서의 대응 실패 사례를 집대성한 '블랙박스' 등을 출간한다. 알에이치코리아 양원석 대표는 "세월호 사건 등의 여파로 실패를 반추함으로써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는 내용의 책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치열한 삶의 현장을 녹인 책들이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230만 부나 팔린 '미생'의 후속작 '미생2'다. 내년 상반기 출간될 '미생2'는 결혼 적령기 직장인들의 고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갑을 관계를 담아낼 예정이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젊은 세대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만화 단행본도 많이 출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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