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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삶] (2) 학원 돌다 새벽 두시 잠드는 '초6 수험생'

조윤주 입력 2015. 01. 04. 17:21 수정 2015. 01. 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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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코스 한번 벗어나면 끝장" 사교육 목매는 엄마들

#. 서울 강남의 주부 최모씨는 주변에서 인정받는 '열혈엄마'다. 올해 중2학년 외동딸의 공부를 위해서라면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해왔다. 임신 때부터 영어 CD로 동요·동화를 들려주며 영어 태교를 했다. 돌이 되기 전부터 가베·프뢰벨 등 유명 교구 수백만원어치를 사들여 영재교육을 시작했다. 말을 제법 하기 시작하는 만 36개월부터는 영어유치원에 보냈고 다섯살부터는 중국어도 시켰다. 그 외에도 발레·수영·검도 등 운동을 비롯해 시간 날 때마다 문화체험 프로그램까지 딸과 함께 해왔다. 그 결과 딸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영재반을 놓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조기 교육 열풍이 0~4세 영유아까지 내려왔다. 문화센터 영재교실에는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7~8개월짜리부터 갓 말을 시작한 두돌 전후 아기들로 빼곡하다. 한 달에 수백만원이 넘는 영어유치원은 교육열이 높다는 서울 강남뿐만 아니라 지방 곳곳에 들어섰고,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까지 가르친다는 중국어유치원도 성행하고 있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사교육 총 규모는 18조6000억원대로 참여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34만7000원이다. 이 중 영어가 6조3000억원으로 34%, 수학 5조8000억원(31%)으로 영·수가 사교육비의 65%를 차지했다.

영어와 수학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성장이 두드러지는 곳은 영유아 시장이다. 최근 영유아 교육시장은 대교, 재능교육, 웅진씽크빅 등을 비롯해 중·소형 교육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실제로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 9월 유치원생, 초3학년, 중2학년, 고2학년 자녀를 둔 서울.경기지역 학부모 76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만 3세에 영어교육을 시작하는 경우가 10년 사이에 11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사립초등학교 학생 54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36.9%가 5세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사교육을 시작했고, 4세에 시작한다는 답변은 15.4%였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라는 답은 10.4%에 그친 반면 출생 직후 시작했다는 답도 25명이나 됐다.

0~5세까지의 영유아 사교육 열풍은 보건복지부가 4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아동종합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난다. 0~5세 영유아의 10명 중 2명(16.2%)이 보육시설을 제외한 민간 사교육을 이용하고 있었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0~2세 영아의 1.2%는 영어유치원이나 놀이학교, 스포츠센터 등을 다니고 있었고 0.4%는 개인 또는 그룹 과외도 받았다.

최근에는 영어와 수학뿐만 아니라 중국어 등 제2외국어, 독서, 스포츠 등 전방위로 조기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수학에도 스토리텔링이 강조되고 역사 과목 중요도가 커지면서 영유아 대상 독서 프로그램이 대중화되고 있으며 한자 자격시험은 '초등학교 졸업시험'으로 통용될 정도다. 피아노와 미술, 태권도 등은 취학 전에 완료해야 할 예체능 '스테디셀러'이고 최근에는 체형을 예쁘게 만들어준다며 여아들은 발레를, 정신수양에 좋다는 이유로 검도를 하는 비율도 높다. 최근에는 '인성교육'이 뜨면서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각광받고 있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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