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일본, 또 독도 왜곡..이번엔 '강치' 이야기?

김필규 2015. 1. 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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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동영상을 보셨는데요, 물론 일본에서 제작된 겁니다. 이 내용을 지금부터 사실 확인에 들어가겠습니다.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필규 기자, 일단 아까 화면에서는 '메치'라고 하던데, 그게 독도의 강치를 이야기하는 거라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강치는 동해 연안에 살던 물개과 동물인데요, 바다사자와도 비슷합니다. 우리 어민들은 가제라고도 불렀는데, 그래서 강치가 몰려 있던 독도 서도의 위쪽 바위를 가제바위라고도 부릅니다.

70년대에 마지막으로 발견된 뒤 자취를 감춰서, 한국과 일본 모두 멸종한 것으로 공식 선언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일본 시마네현에서는 이렇게 귀엽게 캐릭터까지 만들어 다케시마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징물로 삼고 있습니다.

[앵커]

저렇게 캐릭터까지 안 그려도, 실제 사진만 보더라도 귀엽게 생겼네요. 매우 감성적으로 접근한다, 이런 거죠?

[기자]

예, 이번에 제작된 동영상도 한 할머니 교사가 동화에 기반한 강치 이야기를 초등학생들에게 들려주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직접 들어보시죠.

[스기하라 유미코/독도 그림책 저자 : 바다에서 수영을 하면 가까이 와서 얼굴을 내밉니다. 역시 얼굴이 귀엽지요. 이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인데요. 메치를 끌어안고 같이 수영합니다. 집에 가려고 해도 따라옵니다. 저녁이 되어서 가려고 하면 '파탕파탕' 하는 소리를 내면서…]

[앵커]

강치와의 애틋한 추억이 있는 듯한 모습이군요.

[기자]

그런데 문제는 이 귀여운 강치를 멸종시키는데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게 일본이라는 점입니다.

일본은 1900년부터 강치를 엄청나게 포획했는데, 1905년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몰래 편입한 이후에는 다케시마 어업합자회사라는 것을 설립해 본격적인 포획에 나섭니다.

기록을 보면 첫해 1003마리로 시작해, 매년 2천마리 가까이 잡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건 종 보호를 위해 원래 정해놨던 포획제한량, 6백마리를 훨씬 초과한 것입니다.

포획 방법도 잔인했습니다. 몽둥이로 때려죽이거나 총으로 쏴죽였다고 기록돼 있는데, 가죽은 가방재료로 쓰고, 지방은 기름으로, 또 고기와 뼈는 비료로 팔았다고 합니다. 쓰임새가 좋으니 당시 강치 한 마리 값이 황소 열 마리와 맞먹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앵커]

하여간 역사는 이러한데, 이걸 마치 귀엽고 그리운 동물이라며 자신들의 주장에 이용하는 상황이라고 봐야겠군요.

[기자]

일본이 강치조업 한 걸 가지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문헌 증거도 있습니다.

'울도군 절목'이라고 1902년 대한제국이 울릉도와 독도에서의 경제활동에 세금을 매겼다는 기록인데요. 여기 보면 울도 군수가 일본인의 강치수출에 세금을 부과한 내용,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 전문가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함께 들어보시죠.

[유미림/한아문화연구소 소장 : 1905년 이전에 오키도 사람들도 독도의 강치를 잡았는데, 제가 이번에 조사를 해보니까 시마네현 어업 통계에 (독도) 편입 이전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는 것이 거꾸로 증명이 됐어요. 울도 군수는 일본인에게 세금을 거뒀는데 시마네현 지사는 오키도사로 하여금 세금을 걷지 않게 했다는 것은, 거꾸로 우리 쪽이 (독도를) 실효지배 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는 거죠.]

[앵커]

그런데 이런 동영상을 초등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이른바 자라나는 세대들한테는 독도가 정말 '그리운 자기들 땅'이 되겠네요?

[기자]

특히 이 동영상에 나왔던 할머니, 스기하라 유미코라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인데요.

독도본부 자료에 따르면 강치 조업을 했던 다케시마 어업합자회사 운영자의 손녀라는 점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이 일을 하는 셈인데, 이런 전략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호사카 유지 교수에게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호사카 유지/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소장 : 어린아이들의 감성에 호소함으로써 '독도는 정확하게 일본 영토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치밀하게 계획된 일본의 미래사업이다…굉장히 유치하고요. 그래도 일본은 사실상 여러 가지 정보가 통제돼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유치한 내용을 만들어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거죠.]

[앵커]

당장의 분쟁도 일본이나 우리 입장에서 신경 쓰이지만,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는 것, 중요하고 또 무서운 일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세대에서는 독도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게 될지,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또 일본에선 어떤 논리를 들고 나오게 될지, 한번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동영상의 끝 부분, 마지막으로 준비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스기하라 유미코/독도 그림책 저자 : 52년에는 한국이 '이승만 라인'이라는 선을 바다에 그어 버려서 가까이 갈 수 없는 섬이 됐습니다. 지금도 갈 수가 없습니다… 다케시마는 지금도 일본 고유의 영토입니다. 파도의 저편에 일본의 다케시마가 오늘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이걸로 끝입니다.]

[앵커]

'다케시마가 우리를 기다린다'…그런데 독도는 안 기다린다, 이렇게 얘기하고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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