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상상은 죄가 아니라고?".. 아동포르노 용인하는 나라

조성은 기자 2015. 1. 9.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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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애니 소지 처벌커녕 대접, 팬들 눈치에 국회 규제 안해

일본에서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삼은 애니메이션 작품이 아무런 규제 없이 유통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동 포르노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느슨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 4일 도쿄에서 열린 한 애니메이션 박람회장에는 수천명의 팬으로 가득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남성 관객이었다. 장내 한 코너는 성행위를 다룬 작품들로 가득했다. 한 만화책 표지에는 고작해야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소녀 둘의 상의를 벗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만화 내용 또한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가 대부분이었다. 이곳을 찾은 한 관객은 "실제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건 분명 나쁜 짓"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상상을 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며 법으로도 금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일본 국회는 실제 아동의 성행위를 담은 사진·영상의 소지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가장 늦었다. 앞서 일본은 1999년 실제 아동이 출연하는 포르노의 제작·유포를 금지했지만 소지에 대해서는 10년 넘게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만큼은 아직도 '성역'이다. 지난해 법제화 당시 해외 시민단체들이 아동의 성을 묘사한 가상의 작품도 규제해야 한다고 성토했지만 국회는 끝내 이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애니메이션 팬이 수백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돼 의원들이 이들을 법적 처벌 대상으로 삼는 데 부담을 느낀 탓이라고 BBC는 풀이했다.

일본 내에서도 강력한 규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담긴 영상물로 인해 일본인들이 성범죄에 무감각해질 뿐더러 여성을 성노리개로 인식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릴리(LiLy)라는 필명을 쓰는 한 여성 소설 작가는 "아동 포르노 애니메이션은 사라져야 한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도착증 문화'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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