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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춘천 하중도 레고랜드 유적지, 기록작업 중 방치 훼손

박혜미 입력 2015. 01. 12. 10:57 수정 2015. 01. 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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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강원 춘천시 하중도 레고랜드 부지에서 발굴된 대규모 청동기시대 유적지에 대해 문화재청이 영상 보존을 위한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레고랜드 건설을 위해 현재 발굴된 지석묘 등 36기는 이전하고 주거지와 환호 등 나머지 유적지는 모래로 덮는 '복토작업' 방식으로 보존할 예정이다.

이 복토 작업에 앞서 현재 발굴된 유적지와 주거지 터, 환호의 모습은 정확한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3D(3차원 입체) 스캔작업을 실시, 영상기록으로 남겨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뉴시스가 지난 5일 취재차 들른 중도 레고랜드 유적지는 포근한 날씨 탓에 그간 쌓여있던 눈이 녹으며 발굴된 주거지 벽면의 흙이 심하게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지난 7월 최초 발굴 당시와 비교해 봐도 심하게 훼손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주거지 터가 이미 훼손돼, 훼손되기 이전의 발굴 당시 모습에 대한 3D스캔 작업이 완료되지 못한 채 유적지가 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근 뉴시스와 통화에서 "발굴된 대규모 집터들에 대해 3D스캔 작업을 하던 중 눈이 내려 작업이 중단됐다"며 "3D스캔 작업을 다 마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D촬영(스캔)을 통해 영상정보를 만들어 박물관에서 상영할 예정"이었다며 "원래 (천 등으로)덮어두고 하는데 3D스캔작업을 위해 벗겨놓은 상태에서 눈이 내려 공사가 중단됐고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드러난 유적지 대다수가 무너져 내려 이미 원형보존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확인해보겠다. 무너져 내린 주거지터 일부는 먼저 복토해서 보존하려고 한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12월19일에 열린 문화재청 제13차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사업시행사인 엘엘개발은 환호와 지석묘 48기, 주거지 20여기와 거주지 유구 전체지역을 3D스캔 대상으로 설정하는 의견을 제출했다.

앞선 9월 열렸던 제1차 매장문화재분과 소위원회에서도 3D스캔은 발굴유적 원형 보존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고 이날 사업시행자 의견대로 거주지 전체지역에 대한 3D스캔 작업이 의결됐다.

3D스캔은 사진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집터의 깊이와 넓이, 좌표 등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작업이다. 그런데 작업 도중 눈이 내려 중단됐고 천으로 덮는 기본적인 보호조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유적지는 눈이 그대로 쌓인 채 방치됐다. 결국 내린 눈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다 기록으로 남기기도 전에 유적지 주거지 터의 모습은 발굴 당시와 다른 모습으로 훼손되고 있었다.

춘천역사문화연구회 관계자는 "이미 다 훼손됐는데 이제와서 무슨 원형 보존이냐"며 "문화재청의 조건부 승인으로 개발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 결과적으로 국내 최대의 청동기 유적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레고랜드가 춘천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는데 꼭 필요하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하지만 시민들의 동의하에 유적지를 파괴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래로 덮으면 된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문화재청의 태도는 누구보다 앞장서 유적지를 지키고 후세에 물려줘야 하는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7월 레고랜드 부지인 중도 문화재발굴조사에서 총 917기의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전체 둘레 약 404m(내부 면적 약 10,000㎡)에 이르는 네모난 대형 환호(環濠· 마을 주변에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물)가 발굴돼 고고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fly12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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