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연구 성과와 노력을 폄하하고 조작이라는 주장을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일 한 통의 자필 반성문을 받았다.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포레xxx'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이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만주군관학교에 혈서로 지원했다고 밝힌 민족문제연구소가 그 근거로 내세운 1939년 당시의 만주신문 기사가 조작된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게재한 혐의(명예훼손 등)로 작년 8월 피소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당시 그를 포함해 강용석 전 의원과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 등 11명을 비슷한 혐의로 고소했다.
이 누리꾼은 이후 서울북부지검에서 형사조정 절차에 응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자필 사과문을 보내왔고, 민족문제연구소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평소 뉴스도 많이 안 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요 이슈에도 둔감한 채 직장과 가정만 오가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았다"며 "생업에만 열중하던 지난 대선 즈음 우연히 친구를 통해 '일베'라는 사이트를 알게 됐고 가입했다"고 반성문의 운을 띄웠다.
이어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복무사실과 친일 충성혈서 맹세를 일본 신문에서 찾아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일본 신문 기사가 조작됐다는 어떤 개인의 블로그를 보게 됐고, 진위도 확인않고 '일베'에 해당 블로그 글을 카피해 게시했다"고 적었다.
그리고 "이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혈서에 대해 18년 이상 연구했고, 일본 도서관까지 가서 당시 신문 보도 내용을 근거로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을 알게 됐다"며 "역사 이면의 숨은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는 연구와 열정에 피해를 드려 거듭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 누리꾼이 '일베'를 탈퇴하고 반성문을 보내는 등 사과함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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