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민일보

"물의 어린이집 돕자고 원장들 카톡" 보육교사 고발 파문.. 페북지기 초이스

김상기 기자 입력 2015. 01. 26. 09:28 수정 2015. 01. 26. 09:33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어린이집의 잇단 폭행 사태로 온 국민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 와중에 인터넷에서는 어린이 보육은 내팽겨치고 오로지 돈만 밝히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보육교사의 내부 고발글이 올라와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네티즌의 분노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26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논란이 된 글은 이날 유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천 OO동 S어린이집 비리에 관한 교사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글쓴이 A씨는 S어린이집 원장의 파렴치한 행동을 고발하면서 보육교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쓴 글을 보면 참 기가 막힙니다.

그는 우선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현장학습의 부실·편법 운영을 고발했습니다. 무료 실내놀이터로 가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40분이나 차로 이동시키면서 부모들에게는 알리지 않는다는 식입니다.

"3세 실내놀이터 현장학습을 간다고 공지하랍니다. 차로 40여분 걸리는 무료 실내놀이터 시설이기에 장소는 알리지 말랍니다."

"물놀이를 가면서 장소를 못 밝힌답니다. 다른 곳에 운영중인 OO어린이집 옥상 에어바운스 물놀이를 이용한답니다. 인천 남동구 저 밑에서 서구까지 움직입니다. 부모님들께 장소 공지 끝까지 못합니다. 미리 거짓말까지 가르쳐줍니다. 부모님들이 물으시면 원장님 아시는 근거리 물놀이장에 갈 거라고. 교사라서 부모님께 잘 다녀왔노라 즐거웠노라 알림장 쓰면서 부모님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종의 요식행위에 불과하니 고개를 들 수 없다는 고백입니다.

A씨는 어린이집 부실 급식도 문제 삼았습니다. 이상한 냄새가 나는 먹다 남은 잔반을 이용하거나 아이들이 잘 먹지 못하는 음식까지 나오는 것에 의문을 품습니다. 영양사는 운영자(어린이집 원장)의 모친이라고 하네요.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오이 초무침과 미역줄거리 김치전 등이 나옵니다. 김칫국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안 먹습니다. 운영자의 어머님이 되시는 영양사님께 간곡히 바꾸어 달라고 얘기하고 싶으나 일 하시는 걸 본적이 없어서 의견을 드릴수가 없습니다. 밥과 반찬이 모자랍니다. 이 반, 저 반 남았는지 얻으러 다닙니다."

심지어 3㎏짜리 국수 1개로 130명의 영유아 간식으로 주라고 한다는군요. 턱없이 부족한 양입니다.

A씨 글에는 물의를 빚은 근처 어린이집을 위해 인근 어린이집 원장들이 힘을 합쳐야 하지 않느냐고 의견을 나눴다는 카톡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도 있습니다. 마치 어린이집의 교사와 학부모가 일을 키웠다는 식으로 말이죠.

또 글에는 어린이집에서 비위생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계란찜 사진이 첨부되기도 했습니다. 아, 할 말이 없습니다.

제 때 급여가 나오지도 않는다네요. 심지어 지난해 12월31일 이상한 현금이 통장에 들어왔는데 교사들에게 단체 카톡으로 '현금으로 따로 찾아서 원장을 주세요'라는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원장의 횡령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어린이집 불법 차량 운행도 문제입니다. 36개월 미만 영아 탑승 자체가 불법인데 버젓이 운행중이라고 하네요. 차량 안에는 어떠한 보호 장비도 없다고 합니다. 부모들이 구청에 민원을 넣지만 단속해야할 구청은 어린이집에 민원이 왔다는 사실을 알려줄 뿐이라고 하네요. 그럼 어린이집은 가짜 이용원아 명단을 만들어 팩스로 보내면 만사형통이라고 합니다.

구청 외에 시청에 민원을 넣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구청시청 직원들이 감사를 나오지만 서류하나 보지 않고 원장과 친분 있는 부모들의 말만 듣고 그냥 가버린다고 합니다.

A씨는 어린이집이 아무리 추워도 원장은 히터를 끄고 다니기 일쑤라고 고발했습니다. 청소기 등 청소용품도 제대로 사주지 않아 대충 청소하고 만다고 하네요.

아울러 원장은 교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거나 각종 조작을 일삼는다고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육교사들은 최저 임금과 초과 근무 등에 허덕이고 있다네요.

A씨는 "갑인 공무원과 원장들이 잘 하십시오"라며 "말 못하는 아이들 데리고 양심 팔아 장사 잘 하세요. 원장들 연합해서 교사들 블랙리스트며 민원 넣은 엄마 리스트 공유해서 거리낌 없이 다 매장시키십시요"라며 비판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글에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대충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열 받고 눈물 나네요. 부정부패가 어쩜 이리 심각하나요."

"어린이집 교사하는 친구가 있어 비슷한 내용을 들어왔네요. 언젠가 한 번은 터지겠지 했는데 결국 터지는군요. 어린이집 절대 보내지 않을 거야."

"정말 싫다. 눈물난다."

"어린이집 원장들, 비리에 결탁한 공무원들. 다들 마피아 수준이다."

이 고발글이 정말인가요? 너무나 구체적이라 사실이 아니라고 보기 힘드네요. 물론 일부의 문제겠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대대적으로 어린이집 비리를 바로잡아야 하는 건 아닐까요? 정말 답답하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