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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드론'에 혼쭐 난 백악관..가장 막기힘든 공격수단

김우식 기자 입력 2015. 01. 28. 09:30 수정 2015. 01. 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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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중에 백악관에 추락한 드론

지난해 북한에서 날아온 무인기가 뒤늦게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국내에서도 무인기 공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테러와의 전쟁에 선봉에 선 오바바 미국 대통령이 사는 백악관이 무인기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월요일 새벽 3시 백악관을 한바탕 뒤집어 놓은 사건의 주범은 지름 61cm의 소형 무인기 드론이었습니다. 경비를 서던 백악관 비밀경호국 직원이 드론이 날아오는 소리를 들었고 백악관 남쪽에서 낮은 높이로 날아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백악관 정원에 추락한 드론>

이후 드론은 백악관 남동쪽 건물에 부딪힌뒤 정원에 심어놓은 나무 숲으로 떨어졌습니다.

● 취미로 날린 드론이 조종실수로 추락

백악관에 비상경계령이 떨어지고 건물은 봉쇄됐으며 경호요원들은 백악관 정원을 샅샅이 뒤지고 심지어 지붕 위에까지 올라가 혹시나 있을 지 모를 추가 위협이나 폭발물을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진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인도를 방문중이어서 백악관에 없었지만 두 딸 말리아와 사샤는 백악관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사건 발생 6시간 뒤 백악관 비밀경호국으로 드론의 주인이 연락을 해와 조사를 받았습니다. 정부 직원으로 알려진 이 남자는 백악관 주변에서 드론을 취미삼아 띄웠는데 조종 실수로 백악관 담장을 넘겼다고 진술하면서 테러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잠점 결론이 났습니다.

● '드론 공격 취약' 지적뒤 발생

세계 최고 수준의 경호를 자랑하는 백악관이 드론이 백악관으로 날아오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만약 드론에 폭탄이 실렸거나 생화학 무기가 실려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백악관이 이런데 만약 무기화된 드론이 원자력 발전소나 언론사, 주요 군사시설을 목표로 했다면 속수 무책으로 당했을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나흘전, 전문가들이 백악관의 안전문제를 지적했다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백악관 비밀경호국이 특히 드론을 식별해 방어하는 능력이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는데 나흘 뒤에 있을 이번 사건을 미리 예견한 것일까요? 백악관 경호팀은 다행히 조종실수로 테러 혐의가 없다는데 가슴을 쓸어내리고 지금쯤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을 겁니다.

● 끊이지 않는 드론 사고

드론이 백악관 건물에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이전에도 이미 수 차례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드론을 날리던 사람들이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8월 19일엔 한 남성이 워싱턴 프리덤 플라자에 조종하던 드론을 추락시킨 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프리던 플라자는 백악관에서 동쪽으로 수 십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

7월 3일엔 백악관에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서 이번에 떨어진 드론과 비슷한 드론을 날리던 남성이 적발되기도 했고

최근엔 의사당과 링컨 기념관 주변에서도 드론을 날리다 붙잡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지난 2012년엔 소형 드론에 플라스틱 폭탄을 실어 미 국방부 펜타곤과 의사당을 공격하려던 남성이 체포돼 17년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 쉽게 구하고 제약이 없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취미용으로 사용하는 드론에 대해서는 등록할 의무가 없고 이 드론을 사용하는 사람도 면허를 딸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취미용으로 쓰는 드론은 대부분 너무 작아 레이다에 잡히지 않고 위치전송수단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내에서만 한 달에 이런 소형 상업용 드론이 1만 5천 개가 팔리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불순한 의도를 갖고 드론을 사서 날린다 해도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이 눈에 보여 제지하지 못한다면 막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소형 드론을 잡을 수 있는 민감한 레이더나 비행소리로 드론을 포착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 "미 연방항공청 규제 서둘러야"

인도 방문중 드론의 백악관 추락소식을 들은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백악관에 추락한 무인기는 누구나 살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언급한 오바마 대통령은 아마존 같은 회사가 물건을 배달하는 데 소형 무인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농작물의 효율적 관리를 원하는 농부, 야생동물을 추적·조사하는 환경보호론자에게도 무인기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며 드론의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음을 시인합니다.

이런 상업용 드론에 대해서는 규제장치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미 연방항공청(FAA) 등 관련 기관에 무인기가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고 안전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규제의 틀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런 무인기는 10∼15년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여러 방식으로 개인들에게 막강한 능력을 부여해 주고 있다며 무인기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과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규제 장치를 만들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습니다. 현재 이 연방항공청은 비행기에서 120미터, 공항에서 8킬로미터 안에서는 드론을 날릴 수 없도록만 규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문명의 발전과 기술의 고도화로 개발된 장치,신성장동력이라며 각광을 받고 있는 창조품이 가장 두려운 테러수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요. 미국과 전쟁중인 IS도 이런 소형 드론을 시리아내 공격목표를 찾는데 사용하고 있어 미국 정부로서는 한시바삐 對 드론 전략을 만들어내야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김우식 기자 kw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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