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갑부 스리니바산이 찜한 한국 그림은

김경갑 2015. 2. 2.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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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가 이희돈 씨 작품 작년 말 부산서 구입 화제

[ 김경갑 기자 ] 단색화가 이희돈 씨(65)는 1970년대 한국 화단에 풍미했던 '한국적 미니멀리즘'에 동참하며 세상의 연기와 자연의 생성소멸을 회화로 표현해왔다. 미술 화방을 운영하다 당당히 전업 화가로 변신한 그는 초창기 구상회화에 주목하다가 모노크롬으로 방향을 틀었다. 닥나무를 빻아 만든 한지와 아크릴 물감을 혼합해 캔버스에 숫자나 알파벳, 사람의 형상 같은 입체감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회화 영역을 개척했다. 작년 5월 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이씨는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닥나무를 빻아 만든 물감을 발명특허 받았다.

인도의 5대 재력가 베누 스리니바산 TVS모터스그룹 회장(62)이 이씨의 작품을 구매한 게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미술계에 따르면 예술품 수집가이기도 한 스리니바산 회장은 작년 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아트페어 전시장을 찾아 이씨의 100호 크기 그림 '인연' 시리즈를 국내 거래 가격보다 높은 2500만원에 구입했다. 이 작품은 캔버스 위에 그물망이나 스테인리스망을 격자형으로 배열하고 20~30차례 반복적으로 색을 칠한 부조형식의 색채 추상화다. 마치 푸른 단색조의 직물이 펼쳐져 있거나 나무 뿌리가 뻗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이씨는 "지난해 가을 경기 파주에서 2개월에 걸쳐 작업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당시 전시장을 직접 방문한 스리니바산 회장은 "이 작품은 나를 위한 작품이다. 물감과 한지, 그물망 등 미술적 재료를 가지고 인간, 우주, 자연의 무수한 인연을 축조한 게 마음에 든다"며 자신이 구입한 작품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는 "이씨의 작품은 세계를 구성하는 모두가 보석같이 참으로 귀한 존재이며 저마다 서로가 서로에게 빛과 생명을 주는 유기체로 더불어 존재한다"고 구입 소감을 말했다.

스리니바산 회장은 인도 경제계에서 영향력이 막강하기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 총수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기지로 잘 알려진 인도 남부 첸나이지역에 사업 기반을 두고 모터사이클, 스쿠터, 세 바퀴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해 왔다. 그는 오는 4월 첸나이에 대형 미술관을 개관하고, 하반기에 이씨의 초대전을 열어줄 계획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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