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던힐 소량 포장 판매 '꼼수'
외국계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가 소량 판매 마케팅을 시작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성년자의 담배 구매 가능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소량 판매 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정부는 담뱃값 2000원 인상 이후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외국 담배사들의 '꼼수' 마케팅에 속만 끓이고 있다.
8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지난 6일부터 '3000원짜리 던힐' 제품을 출시, 판매하고 있다. BAT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던힐 6㎎'의 내용물은 14개비에 불과하다. 싼 담배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20개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가격은 4300원 수준으로 국산 담배와 별 차이가 없다.
BAT코리아는 이 담배를 한정판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판매 수량과 기간은 명시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한정판 던힐의 가격은 3000원으로 일반적인 던힐 1갑(4500원) 가격의 70%에도 안 된다는 점을 들며 "부담 없는 가격에 던힐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포켓팩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BAT코리아의 이 같은 잦은 가격 변동 등이 시장 혼선을 키우고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지적이다. 올 초 담뱃값이 대폭 인상되면서 담배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 한정판으로 자사 담배 소비를 늘리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BAT코리아는 지난 1월 1일부로 국내 담배회사들이 담뱃값을 2000원씩 일제히 올릴 때도 보름 가까이 늦게 인상했다. 주력 제품이 아닌 '보그'는 그나마도 1200원만 인상한 3500원에 판매해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등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BAT코리아는 지난 4일부터 이 보그 담배를 '리뉴얼'했다는 이유로 가격을 4300원으로 다시 인상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일정 기간 경쟁 제품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흡연자들을 끌어들였다가 (맛에) 길들여지면 가격을 올리는 전형적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BAT의 '오락가락' 가격 정책을 보는 정부의 심기도 편치 않다. 정부가 주장한 금연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려면 담뱃값 인상이 일제히 이뤄져야 하는데, 일부 낮은 가격을 유지한 담배로 흡연 수요가 몰려가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소포장 담배 등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점도 우려 대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WHO가 제시하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도 미성년자 담배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소량포장 판매는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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