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20만원, 담뱃값 올려 다뺏어가"

2015. 2. 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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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설 민심]
지역구 의원들이 전하는 민심
"젊은이들 '결혼 포기' '못살겠다' 아우성"

[동아일보]

"'설 분위기가 하나도 안 난다'는 얘기가 많았다."(여당 의원)

"젊은이들이 '우리 좀 살려주세요'라고 하소연하더라."(야당 의원)

설 연휴 기간 지역구를 다녀온 여야 의원들이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민생 문제였다. 청년들의 일자리부터 연말정산, 보육, 복지 등을 망라했다. 특히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 정치권은 민생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많았다고 한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부산 북-강서갑)은 "구포시장에 갔더니 매출이 작년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경제 살리는 게 최고다'란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은 "먹자골목에서 만난 젊은이들에게서 '돈벌이도 안 되고 일자리도 없는데 이러다 정말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은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는 항상 나오는 얘기지만 이번에는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하는 유권자가 많았다"고 흉흉한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불안'이라는 지적이 실감났다고 한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은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울면서 '자살하고 싶다' '결혼을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고 했다"며 "이번 설에는 박근혜 정부와 사회안전망을 놓고 '위태롭다'고 보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도 "'박 대통령이 서민의 고충에 눈길이나 돌릴까'라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싸늘한 설 민심을 전했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파문과 관련해 여야가 전한 민심은 엇갈렸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정부가 신속히 보완책을 제시한 건 잘한 일로 평가했다"며 "막상 연말정산을 한 뒤 비판적인 생각이 줄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했다. 반면에 내년 총선에 서울 강서을 지역 경선을 준비 중인 새정치연합 한정애 의원(비례대표)은 "정부가 내놓은 '연말정산 소급 적용'을 두고 '혹시 그냥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영남에선 크게 오른 담뱃값을 놓고 "기초연금으로 겨우 20만 원을 주면서 담뱃값을 올려 다 빼앗아 가는 것이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저가 담배 도입에 대해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연천)은 "건강을 위해서라며 담뱃값을 올릴 땐 언제고, 저렴한 대신에 건강에 더 안 좋을 싼 담배를 피우라는 건 '원칙 없는 행동'이라는 비난도 있었다"고 말했다.

배혜림 beh@donga.com·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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