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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교사 아웃" 큰 소리.. 교육부, 해 넘기고도 미적

정지용 입력 2015. 03. 07. 04:44 수정 2015. 03. 07.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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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교원 절반이상 다시 교단으로

2012년 경남의 한 고교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2학년 여학생을 차에 태운 뒤 강제로 입을 맞추고 끌어안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같은 해 부산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모텔에서 여중생과 성매매하려다 적발됐다. 모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였지만 이들은 교육청으로부터 정직 2개월과 정직 1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후 교단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서울의 한 고교 교사가 지하철에서 18세 여성의 몸을 더듬는 성추행을 했지만 정직 1개월 후 학교로 돌아오기도 했다.

지난 5년간 성 범죄로 징계를 받은 초ㆍ중ㆍ고교 교원의 절반 이상이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성범죄를 단 한차례만 저질러도 교단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지난해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법안이 아직 국회에도 제출되지 않는 등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교원 성비위 징계 현황'에 따르면 2009~2014년 미성년자 약취, 성추행, 성폭행 등의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230명에 달했다. 이 중 교단에 남아 있는 사람은 121명(53%)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은 2010년 39명, 2011년 45명, 2012년 60명, 2013년 54명, 2014년 35명 등 연간 30~60명 수준을 유지했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로 교사가 파면ㆍ해임되거나, 100만원 벌금형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만 교원 지위를 박탈하도록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도 피해자와의 합의 등으로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이 나올 경우 교단에 계속 설 수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교원들의 지속적인 성 범죄 발생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해 관련 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원 결격사유에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 받아 형이 확정된 사람'을 포함해 단 한차례라도 성 범죄를 저지르면 교단에서 영구히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성 범죄로 수사중인 사립학교 교직원도 직위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교원 자격을 박탈해 교육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엄중한 처벌로 경각심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마무리하겠다던 법안들은 3월 현재까지 단 한 개도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박홍근 의원은 "학생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교원들의 성범죄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며 "교원 성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관련 제도의 조속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몇 가지 법적 부분에 대해 법제처와 협의하는 중"이라며 "3월 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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