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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빈곤아동 3명 중 2명, 정부 지원 못 받고 있다

양진하 입력 2015. 03. 08. 20:13 수정 2015. 03.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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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ㆍ차상위 제외 65만명

한부모ㆍ조손가구 빈곤율은 64%

양부모 가구에 비해 19배 높아

근무 시간 줄면 소득 줄어 고민

"취업 지원ㆍ보육 서비스 강화해야"

7세 아들과 단 둘이 살고 있는 A(38)씨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운영하는 서울 소재 한 카페에서 일한다. 그의 월급은 100만원 남짓. A씨는 "기본적인 생활비, 대출금, 아들 유치원비를 내고 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 생활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A씨는 매달 30만원씩의 주택 대출금을 갚느라 더 허덕이지만 그 집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서 탈락,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빈곤아동의 3명중 2명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속하지 않아, 65만명의 빈곤아동이 정부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3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아동빈곤 현황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0~18세)이 있는 4,007개 가구 중 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대빈곤가구는 10.62%로 나타났다. 이를 아동 수로 환산하면 빈곤아동은 102만7,883명에 이른다.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을 뜻한다. 최저생계비(2013년 4인가구 154만 6,399원)에 미치지 못하는 절대빈곤가구도 9.45%였다. 빈곤율은 가처분 소득(연금과 정부지원금 등 공적 이전소득과 조세, 사회보장 분담금 등의 지출을 고려한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전체 아동가구 중 국민기초생활보장이나 차상위 계층으로 정부지원을 받는 가구는 4%에 불과하다. 2012년 말 기준으로 기초생활보장 대상 아동가구는 2.56%, 차상위층 아동가구는 1.33%였다. 즉, 빈곤아동 102만7,883명 중 36.6%(37만6,485명)만 기초생활보장ㆍ차상위 지원을 받고 63.4%(65만 1,348명)는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아동가구가 한부모ㆍ조손가구일 경우 빈곤율이 63.54%로 양부모가구(3.22%)의 19배에 달했다. A씨처럼 가구의 소득원이 한 명일 경우 양부모가구보다 소득이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A씨는 "앞으로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아이 교육비부터 늘어날 텐데 걱정"이라며 "근무 시간을 줄여 집에서 돌봐주기엔 소득이 줄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은희 보사연 부연구위원도 "주양육자의 근로활동은 아동에 대한 돌봄 및 관리감독 기회를 낮추고 방임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동의 연령대가 어릴수록 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아동수당이나 보육료 지원과 같은 현금지원이 빈곤율 완화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빈곤율은 아동 연령 0~2세에서 6.61%, 3~5세 7.29%, 6~8세 8.65%, 9~11세 9.7%, 12~17세 11.48%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점차 높아졌다.

정 부연구위원은 "국민기초생활수급 대상자와 차상위 수급기준에 대한 점검과 빈곤아동에 대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며 "한부모ㆍ조손가구의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현금지원을 확대하고 가구원의 취업지원과 보육서비스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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