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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 '장그래의 아픔'이 대한민국 경제 발목을 잡다

이랑 입력 2015. 03. 26. 19:51 수정 2015. 03. 2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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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 '5포 세대' (연애와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등을 포기한 세대라는 뜻) 우리 시대 노동시장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들입니다.

◆ 임금 격차 3배…비정규직은 '덫'인가?

취재진이 만나본 한 20대 여성, 비정규직의 대표적인 아픔을 모두 안고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한 기업의 행정보조 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여성은 지금은 계약기간이 끝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이 여성이 첫 사회생활에서 얻은 경험은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근로조건 차별이라는 상처뿐이었습니다.

이 여성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 차이는 지난 2004년 62만 원이었던 것이 10년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에 다니는 비정규직의 경우 대기업 정규직과 비교해 시간당 임금이 37%에 불과했습니다.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이 백만 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는 37만 원 정도를 받는다는 것이죠.

부당한 처우를 당해도 말할 곳도 사실상 없습니다. 안그래도 계약기간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에 문제 제기를 했다가 해고되지 않을까, 감히 말을 해볼 생각도 못한다는 겁니다. 한번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면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OECD 국가 가운데 꼴찌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비정규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근로자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지점을 넘어서 이미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겁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돈을 쓰지 않으니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또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자주 바뀌니까 숙련도가 쌓일 기회가 없습니다.

◆ 저성장 서비스업 시대…머리 맞댄 노사정 '글쎄'

그런데 지금 우리 노동시장의 원칙과 틀은 80~90년대 고성장 시대에 정착된 것입니다.

저성장 서비스업 중심의 시대가 됐는데 이 룰을 바꾸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근본적으로 어렵다는 겁니다.

노.사.정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노동시장 구조를 만들자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리고 이제 닷새 뒤면 노.사.정이 정한 대타협 시한이 끝이 납니다.

어디까지 논의가 진행됐고 또 대타협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오늘(26일)부터 사흘동안 KBS는 9시 NEWS를 통해 노.사.정이 특별위원회까지 설치해 논의중인 쟁점들을 살펴보고 어떤 안을 내놓을 수 있는지를 진단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 "상시 업무 정규직화" VS "정규직 유연화" VS "계약 기간 4년 연장"

그 첫번째, 바로 벌어질대로 벌어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는 방안입니다.

노.사.정은 우선 비정규직 수를 절대적으로 줄여나가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격차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해법이 서로 다른 상황입니다. 우선 비정규직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은 정부가 먼저 내놓았는데요. 현재 2년까지 제한된 계약 기간을 최대 4년까지 늘리고 이직 수당과 퇴직금도 주자는 겁니다. 이러면 기업들이 정규직 근로자를 자발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노동계는 최대 4년으로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오히려 비정규직만 더 늘리는 것이다, 차라리 늘 계속해야 하는 일들은 정규직화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재계는 상시 지속 업무라는 기준 자체가 고용 시장을 더욱 경직화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경직된 정규직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 격차를 어떻게 줄일것이냐에 대해서도 노.사.정 모두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동일 노동에는 동일 임금을 준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반면 재계는 왜 비교 대상을 정규직으로 삼느냐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는 각종 복리후생 등만이라도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해 차별을 조금씩 조금씩 해소하자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의 전문가들도 이 방안을 살펴보고 의견을 내놨는데요. 문제 해결의 우선 조건은 직무에 맞춰 임금을 계산하는 체계를 만들고 이를 적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대타협 가능할까? '희망'은 있다

의견이 팽팽하다고 대타협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요? 서로의 양보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어떻게 양보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여러 사례를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봤습니다.

먼저 공공부분의 변화입니다. 상시적인 일자리지만 비정규직을 썼던 관행을 바꾼 것인데요. 서울시는 청소, 시설, 경비 분야에서 5천 6백여 개 일자리를 정규직화했습니다.

당장 근로자들의 임금이 기존보다 평균 5~10% 정도 올랐습니다. 고용도 안정됐습니다.

민간기업은 어떨까요? 현재 10대 대기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42만 명 정도로 집계됩니다. 전체 임금 근로자의 32%가 비정규직이고요. 하지만 민간기업은 아직도 비용 절감을 이유로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을 줄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같은 문제를 고민했던 네덜란드의 경우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것에서 해법을 찾았습니다. 정규직이기 때문에 고용이 안정되지만 시간제라서 유연성도 함께 갖추게 됐다는 겁니다. 특히 성공의 밑바탕에는 "동일한 일을 하면 동일한 임금을 준다 (동일노동 동일임금)"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임금이 같으니 기업으로서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해서 고용할 수 있고 근로자도 임금 차이가 없어 불만이 없는 겁니다.

우리도 법적으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요. 이 원칙을 지키기 힘들다면 우선적으로라도 복리후생을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한다든지 하는 작은 차별부터 시정해 나가는 것, 지금 우리가 당장 해야만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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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3월 26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디·퍼(디지털 퍼스트)는 KBS가 깊이있게 분석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더 빨리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디지털 공간입니다.

이랑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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