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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 어린이집마저.. "폭행에 썩은 과일 급식까지"

유명식 정준호 입력 2015. 04. 07. 04:47 수정 2015. 04. 07.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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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 영아반 10여년 담당한 교사

불 꺼진 화장실서 아이들 벌 주기도

학부모들 "상습 가혹행위" 등원 거부

市, 사태 확산 불구 대책도 못 내놔

경기 수원의 한 시립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에 대한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폭행이 자행됐다는 주장이 6일 제기됐다. 김치국물을 강제로 먹이고, 썩은 과일을 급식으로 제공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일부 보육교사들이 문제점 개선을 요구하다 집단 사직서를 냈고, 학부모들은 자녀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

수원시립 A어린이집에 지난해까지 아이를 맡겼던 B씨는 보육교사 C씨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아이를 찾으러 갔다가 C씨가 말문도 트이지 않은 다른 아이의 머리를 수 차례 주먹으로 쥐어박는 모습을 보고 혹시 내 아이도 맞고 다니지는 않나 놀란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B씨는"시립이어서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이었다"며 "당시 원장에게 알려 항의도 했었다"고 말했다.

보육교사 C씨의 원생 폭행이나 가혹행위는 그때만이 아니었다. 6일 A어린이집 학부모 등에 따르면 1,2세 '영아반'을 10여 년째 맡고 있는 C씨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는 불도 켜지지 않은 화장실 안에 혼자 서 있도록 하는 벌을 수시로 세웠다. C씨는 또 실외 놀이시간 장난이 심한 아이를 교실에 홀로 방치해 두기도 했다. 김치 등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김치국물 등을 억지로 먹였다는 진술도 나왔다. C씨의 이런 가혹행위를 보여주는 증거자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부모는 "컴컴한 화장실에 갇혀 혼자 울고 있었을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지난해 아이들 간식으로 썩은 대추가 나오는 등 어린이집의 급식 상태도 부실했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았다. 야채는 매우 적고 밀가루만 잔뜩 있는 야채전이 제공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원가를 절감해 급식비를 빼돌린 정황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육교사 8명 가운데 3명은 지난달 말 사직서를 냈다. 이 교사들은 원장이 바뀔 때마다 C교사의 행위와 운영상의 문제점을 제기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떠밀려 나갔다는 게 학부모들의 전언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사직하자 등원 거부로 항의하고 있다. 애초 85명이 다니던 A어린이집에선 지난 1일 무려 28명이 결석했고 2일에는 65명만 등원했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집단 사직서를 낸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A어린이집은 하지만 가혹행위는 없었으며, 교사들이 그만 둔 것도 개인적인 사유라고 제기된 의혹들을 부인했다. 지난 1월 새로 부임한 원장 D씨는 "교사들이 갑자기 사직서를 내 오히려 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고, 가해교사로 지목된 C교사는 "그런 적이 없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관리 책임이 있는 수원시는 사태가 커지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는 2013년 말에도 이 어린이집의 가혹행위에 대한 민원을 접수했으나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민원인에게 아동학대를 직접 봤는지를 물었으나 단지 들은 것이라고 답해서 정리된 것으로 안다"며 "전문기관에 신고하라고 안내는 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유아들의 몸을 상습적으로 꼬집어(사진)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교사는 이 어린이집에 근무한 지난 1년간 상습적으로 아동들의 등과 목 부위 등을 꼬집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서울 강동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밥을 안 먹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꼬집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부장 이태승)는 아이들 9명의 몸과 머리 등을 지속적으로 꼬집거나 때리며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어린이집 전직 교사 이모(34ㆍ여)씨를 조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씨는 이 어린이 집에서 2013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근무하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씨는 테이블 사이를 지나가는 남자 아이의 등을 3초간 꼬집은 후 놔줬다. 이 아동은 고통스럽게 꼬집힌 부위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자리로 돌아갔다. 다른 장면에서는 주저 앉은 한 남자 아이가 이씨가 사라진 뒤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손으로 머리를 문지르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2월초 첩보를 입수한 후 수사에 나섰고 CCTV 분석 끝에 이씨의 행동이 상습적인 것으로 보고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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