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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완종, 회사서 빌린 182억 중 일부 정치자금 유입 가능성

홍재원·구교형·곽희양·이효상 기자 입력 2015. 04. 15. 06:01 수정 2015. 04. 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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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상당수 용처 확인 안돼".. 자금추적 수사 확대이완구에 3천만원 주기 한 달 전 5천만원 '쪼개기 출금'전도금 32억과 대여금 일부 섞어 '자금세탁' 여부 주목

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조성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비자금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공사현장 비용 명목으로 경남기업에서 현금 지급된 '현장 전도금'을 주요 비자금 저수지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여왔지만,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에서 빌린 것으로 회계 처리된 대여금 182억원도 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돈이 적지 않다고 보고 이 부분에 수사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14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검찰의 자금추적 내역을 보면 성 전 회장은 대아건설 등 3개 계열사에서 72회에 걸쳐 총 182억6600만원을 빌려갔다. 2008~2011년엔 대아레저산업에서 37차례에 걸쳐 95억5000만원, 2011~2014년엔 주로 대아건설을 통해 29차례에 걸쳐 75억9100만원을 빌린 것으로 돼 있다. 지난해엔 대원건설산업에서 6번에 나눠 11억2500만원이 지급됐다. 대여금은 우리은행·SC제일은행 등에 개설된 성 전 회장 명의의 계좌로 이체됐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면서 대여금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참,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이완구에게) 준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측근은 그가 이 총리에게 돈을 건넨 시점은 재·보궐선거를 앞둔 2013년 4월4일이라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이 시기에 즈음해 대아건설에서 잇따라 목돈을 빌렸다. 1월9일 1억6500만원을 시작으로 1월10일 5000만원, 2월8일 1억5000만원 및 3월11일에도 5000만원을 빌리는 등 그해 1~3월에만 3억7000만원을 대출했다.

성 전 회장은 비슷한 시기에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도 상당한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등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독립기념관 건립공사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 대아건설에서 2013년 3월8일 1000만원과 500만원 등 1500만원, 3월11일 800만원, 3월22일 900만원과 600만원 등 1500만원, 3월29일 500만원과 700만원 등 1200만원을 인출했다. 3월 한 달 동안 7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의 자금을 조성한 것이다. 그는 하루에 인출한 금액이 1000만원이 넘었던 3월8일과 22일, 29일에는 한 계좌에서 1회당 1000만원 이하로 인출했다. 사법 당국 등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쪼개기 출금'을 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이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에 2013년 4·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고액 인출 시 조여올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성 전 회장은 4월8일부터 재·보선일 직전인 같은 달 22일까지 6회에 걸쳐 3900만원을 추가로 인출했다. 성 전 회장은 당시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지만 현역 국회의원에 향토 기업인 출신으로 새누리당 충남도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이 돈 역시 별도의 선거자금으로 투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대여금을 은행대출 원리금 변제와 소송비용, 세금 납부 등에 사용했고, 대여금 중 일부는 갚아서 현재 141억원의 단기대여금만 남은 상태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전도금에 대해선 "회계 실무를 잘 몰라 전문경영인이 처리한 내역이며, 전도금의 조성 경위 및 사용처는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 전 회장 측이 대아건설과 대원건설산업에서 나온 전도금 32억8731만원(경향신문 4월14일자 4면 보도)과 대여금 가운데 일부를 섞어 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여금 가운데 일부가 명목상 용처와 달리 전도금과 섞여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재원·구교형·곽희양·이효상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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