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컷뉴스

"따귀는 기본, 얼굴에 침뱉고 성추행..동네북 역무원"

입력 2015. 04. 17. 09:21 수정 2015. 04. 17. 09:21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CBS 박재홍의 뉴스쇼]

-따귀, 발길질, 침뱉기…동네북 수준

-친절 이미지 악용해 화풀이하는 것

-비용절감 정책탓에 근무환경 열악

-야간에는 여직원 성추행 위험까지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지하철 역무원)

요즘 지하철역에서 역무원들의 수난시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지하철 승객의 무차별한 폭행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서울메트로가 지난달 직원 7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무려 55.1%의 직원들이 최근 3년 내에 폭행을 당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역무원들은 폭행을 당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고충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대상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역무원님, 안녕하세요.

◆ ○○○>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역무원으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 8년 정도 됐습니다.

◇ 박재홍> 8년 정도 근무하신 거고. 구체적인 역명을 밝히기 힘드시면 어느 지역쪽에서 근무하고 계신거죠?

◆ ○○○> 저는 2호선 소재의 역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서울 지하철 2호선 소재 역이시고요. 실제로 통계상에 나온 것처럼 역무원들이 근무 중에 폭행을 많이 당하십니까?

◆ ○○○> 네. 저만 해도 벌써 입사한 지 8년 정도밖에 안 됐는데도 한 대여섯 차례 폭행을 당했고요. 언어폭행까지 하면 한 수십 차례 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실제로 폭행을 당하셨던 건데요. 어떤 피해를 입으신 건가요?

◆ ○○○> 승객분이 환승을 하는데 저에게 물어보시더라고요. "지하철을 바꿔 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냐?"라고 물어보셔서 "저쪽으로 가셔야 한다"고 대답했는데 "내가 지금 그 쪽에서 왔다, 그 쪽에서 누군가가 이쪽으로 가라고 해서 여기로 왔는데 왜 또 그리로 가라고 그러냐."라면서 화풀이를 저한테 했던 거죠.

◇ 박재홍> 그분은 어떻게 선생님을 때렸어요?

◆ ○○○> 안경을 쓰고 있는데 안경을 벗어보라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선생님이 안경 쓰고 있는데 안경 벗어라? 마음먹고 때리려고 안경을 벗으라고 한 거네요.

◆ ○○○> 그때는 순진해서 안경을 벗었는데 바로 때리더라고요.

◇ 박재홍> 얼굴을 때렸습니까?

◆ ○○○> 그 당시에도 따귀를 때렸는데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는데도 저를 때리더라고요.

◇ 박재홍> 경찰들이 주위에 있어도 안경을 벗기고 때렸다고요?

◆ ○○○> 술을 많이 마시면 그런 게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특히 저녁에 술을 드신 분들이 화풀이 대상으로 역무원들한테 폭행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박재홍> 화풀이 대상으로?

◆ ○○○> 예. 주로 얼굴 따귀를 많이 때리시고요. 그다음에 발로 차기도 하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하고요.

◇ 박재홍> 얼굴에 침까지 뱉습니까?

◆ ○○○> 네. 그런 식이고요. 최근에 또 당한 건 지난겨울로 기억을 하는데요. 승강장에서 취객끼리 싸움이 나가지고..

◇ 박재홍> 취객끼리 싸움이 났군요.

◆ ○○○> 네. 제3자한테 신고가 왔어요. "싸움이 났으니까 와서 말려라." 그래서 이제 전화신고를 받고 내려가니까 이미 싸움은 끝나고 남아있는 한 분이 "왜 이렇게 늦게 왔냐. 나는 저 사람한테 맞았는데 너희들은 뭐하고 있었냐." 그러면서 그래서 계단에서 올라가는 도중에 때리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 계단에는 CCTV가 없거든요. 맞아도 저만 손해이기 때문에 (CCTV가 있는) 위로 올라왔죠. 맞더라도 좀 보이게 맞아야 할 것 같아서. 올라와서도 막무가내로 때리고 그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 박재홍> 참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그렇게 맞으셨을 때요.

◆ ○○○> 맞아서 저희가 뭐 아픈 것보다도 마음이 아프죠. 무조건 친절해야 되고 해달라는 거 다 들어줘야 하는 그런 인식이 있으니까. 마음 놓고 더 그렇게 하시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언어 폭력도 많이 당하신다고 말씀을 들었는데. 그러면 폭언이나 욕설도 실제로 많이 들으시나봐요?

◆ ○○○> 심한 욕을 하시죠. 심지어는 뭐 "잘라버리겠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 당장 전화 한 통화를 하면 넌 해고다." 그다음에 화를 내시면서 "너 평생 역무원이나 해라." 이렇게 얘기를 하실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신입사원들은 "저 시험 보고 들어왔거든요." 이런 식으로 대꾸해서 그런 적도 있어요.

◇ 박재홍> 자존심을 건드린 경우도 있고.

◆ ○○○> 네. 자존심을 많이 건드리죠.

◇ 박재홍> 고충이 참 많으신 것 같네요. 그래도 이제 저항하셔야 될 거 아니에요. 무조건 맞고 있을 수는 없는 거고, 아무리 취객이라도 역무원들도 본인의 몸을 보호해야 할 텐데 상황이 굉장히 어려운가 보네요.

◆ ○○○> 네. 일단 역무원의 숫자가 생각보다 되게 적습니다. 뭐 서울시에서 1~4호선하고 5~8호선을 통합해서 더 인원을 더 줄인다고 하더라고요. 역무원 인원이 적은 것이 승객들 입장에서 또 화를 많이 나게 해요. 눈에 빨리빨리 보여서 빨리빨리 가야 되는데 안 보이면 안 보인다고 어디 숨어 있었냐 이런 식으로 항의를 하시죠.

◇ 박재홍> 실제로 야간에는 더 근무하기 힘드신 상황이겠네요.

◆ ○○○> 그렇죠. 야간에는 좀 술에 취하신 분들이 더 많으니까 더 힘들죠. 일단 뭐 여직원들 같은 경우 모 역 화장실에서 취객을 상대하다가 큰일 날 뻔한 적도 있고.

◇ 박재홍> 성추행의 위험에 있던 건가요?

◆ ○○○> 네. 역무원들은 또 수입금이라고 해서 자동판매기에서 돈을 수금하는 작업을 할 때 위험에 노출이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할 때도 간혹 위험의 요소가 있죠.

◇ 박재홍> 이렇게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모멸감을 느끼실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 ○○○> 뭐 그래도 일단 가정을 꾸려야 하니까 그냥 참는 수밖에 없죠. 집에 있는 처자식을 생각해서 참아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 박재홍> 참 힘들게 일하시고 가족들이 이렇게 일하시는 거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무엇보다 처벌이 강화되어야 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역무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좀 바뀌어야 될 것 같은데요. 이런 취객에 의한 폭행 혹은 언어폭력들이 근절되려면 어떤 부분들이 보완되어야 할까요?

◆ ○○○> 일단 시민의식 같은 게 좀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 다음에 역무원들의 실질적인 근무환경, 지금 너무 최소 인원으로 빠듯하게 운영을 하다 보니까 그런 점들이 많이 불편합니다.

◇ 박재홍> 근무환경이라든지 또한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보완되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직접 취객에게 폭행을 당했던 서울 지하철의 역무원을 만나봤습니다.

CBS 박재홍의 뉴스쇼

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