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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좀 바꿔주세요" 경찰 기지로 스토커 위협받는 여성 구조

나운채 입력 2015. 04. 22. 12:03 수정 2015. 04. 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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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112상황실 경찰의 기지로 스토커로부터 위협받는 여성이 안전하게 구조됐다.

22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117신고센터(학교·여성폭력피해자 긴급지원센터)로 한 여성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알고 지내던 남성에게 지금 협박받고 있다". 조심스러우면서도 다급했다.

이 여성은 30대의 A씨로 지난 2013년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며 알고 지낸 김모(55)씨에게 협박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씨는 이날 A씨가 집을 비운 사이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몰래 들어갔다. 과거 A씨의 이삿짐을 날라주면서 현관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터였다.

김씨는 주인도 없는 집에서 태연히 음식을 시켜놓고 소주 3병을 마시며 A씨가 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 A씨가 귀가하자 때릴 듯 위협을 가했다. 김씨는 '죽여버리겠다'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김씨의 이러한 행동은 A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데 대한 앙심을 품은 데서 비롯됐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A씨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117신고센터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117신고센터 접수 담당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곧장 112종합상황실로 연결했다.

당시 112접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석우진(44) 경위는 A씨에게 정확한 위치와 현관 비밀번호 등을 물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김씨가 A씨의 휴대전화를 뺏어 "어디 파출소냐"며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흥분한 김씨가 자칫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석 경위는 태연한 척 김씨에게 "누님 좀 바꿔주세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석 경위가 A씨의 남동생으로 착각하고는 의심 없이 다시 휴대전화를 넘겼다.

이후 석 경위는 A씨에게 "예, 아니오로만 대답해달라"며 김씨의 흉지소지 여부 등을 묻고 즉시 관할 경찰서 지구대로 사건을 하달했다.

지구대 직원들은 신고접수 2분20초 만에 현장에 도착해 김씨를 주거침입 및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석 경위의 발빠른 대처와 기지가 위협받고 있는 여성을 구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과 같이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112 신고를 할 때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지인과 대화하듯 위치와 상황을 알려야 한다"며 "휴대폰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나 WIFI(무선인터넷)를 켜면 신고자가 정확한 위치를 모르거나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경찰이 신고위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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