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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정법원, 이혼 부부-미성년자녀 면접교섭 후견인 효과 가시화

김난영 입력 2015. 05. 03. 09:02 수정 2015. 05. 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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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부부들 면접교섭센터 '이음누리' 이용 사례 늘어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2012년 이혼한 A(36)씨는 최근 전처와 사는 딸 B(6)양을 1년여만에 만났다.

법적으로 A씨는 전처와 이혼한 후 딸을 한 달에 2번씩 만날 수 있었지만, 이혼과정에서 전처와 감정의 골이 깊어져 면접교섭 날짜와 장소 등을 정하는 문제로 끊임없이 다투면서 딸을 만나지 못한 채 1년을 보낸 것이다. 급기야 A씨는 서울가정법원 면접교섭센터인 '이음누리'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음누리에서의 첫 면접교섭일에 B양은 1년 만에 다시 만난 아빠를 보고 처음에는 매우 어색해했다. 그러나 몇 번의 면접교섭이 계속되면서 B양은 집에 돌아가기 전 A씨와 포옹을 하거나, A씨에게 면접교섭일에 대한 설렘을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A씨의 전처도 딸이 아빠를 잘 따르는 모습을 보며 면접교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서울가정법원(법원장 여상훈)은 A씨처럼 이혼 후 미성년 자녀들과의 면접교섭이 원활하지 않은 부모들을 위해 지난해 11월 서울 양재동 가정법원 1층에 면접교섭센터 이음누리를 설치했다.

그동안 21쌍의 이혼 부부가 이음누리를 찾아 미성년 자녀들과의 면접교섭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했다.

총 110㎡(약 33평) 넓이의 이음누리는 0~6세 자녀들을 위한 '이음방'과 7~13세 자녀들을 위한 '누리방' 총 2곳의 면접교섭실을 비롯해 관찰실, 당사자 대기실, 상담실 및 사무실로 이뤄져 있다이음누리를 찾는 이혼 부부들은 자녀의 나이에 따라 미끄럼틀과 각종 장난감들이 설치된 이음방, 누리방을 이용해 면접교섭을 실행하게 된다.

가정법원은 이 과정에서 아직 갈등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이혼 부부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음누리 출입구를 두 곳으로 분리해놓고 있다.

또 면접교섭실과 벽을 붙이고 있는 관찰실에 면접교섭 전문위원들을 배치하고 일방 투과되는 '매직 미러'를 통해 양육권이 없는 부모와 자녀들의 면접교섭 장면을 지켜볼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면접교섭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경우 전문위원들이 직접 면접교섭에 개입할 수 있다.

전문위원들은 이와 함께 비양육친이 자연스럽게 자녀를 만나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면접교섭 실시 전 사전면담과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서울가정법원 소속 이수영(46·사법연수원 24기) 부장판사가 이음누리의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판사 1명과 가사조사관 1명이 센터 운영을 직접 관리한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이혼 후에도 자녀의 공동 양육자로서 전 배우자와 평생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많은 부모들이 인식하고 있지만 올바른 방법을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음누리가 안정된 면접교섭 장소 제공을 비롯해 미성년 자녀를 둔 이혼 당사자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부부 중 미성년 자녀를 둔 이혼 부부는 전체 이혼 부부의 49.5%에 달했다. 법원은 총 8만명 이상의 미성년 아이들이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면접교섭센터 이음누리는 서울가정법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전국 가정법원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가정법원은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20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서울가정법원 내 융선당에서 '부부의 갈등을 함께 겪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한 강연'을 개최한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박사가 강연자로 나서며, 부모의 이혼을 겪은 미성년 아이들의 정서적·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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