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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세월호 유가족, 경기도청서 '뺑뺑이' 돈 사연

이승호 입력 2015. 05. 03. 13:23 수정 2015. 05. 0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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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協' 사단법인 등록에 "이리가라, 저리가라"…결국 빈손

【수원=뉴시스】이승호 기자 =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1월 창립한 4·16 세월호 피해자 가족협의회의 사단법인 등록을 위해 경기도청을 찾았다가 관계 부서마다 '퇴짜'를 맞고 빈손으로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세월호 유가족은 "골치 아픈 일 떠맡기 싫어하는 공무원의 작태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반발했다.

3일 도와 세월호 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세월호 유가족 김모(50)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시께 수원에 있는 경기도청사를 찾았다.

김씨의 품에는 미리 법무사 사무실에서 작성한 세월호 가족협의회 정관과 창립총회 의사록, 임원 취임승낙서 등 사단법인 등록을 위한 서류 뭉치가 안겨 있었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온전한 선체 인양과 실종자 완전 수습, 안전사회 건설 등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사단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1월25일 창립총회를 열어 임원단을 꾸렸다.

김씨는 먼저 도청 민원실을 찾아 사단법인 등록 절차를 문의했다. 민원실 관계자는 세월호와 관련한 사단법인이라는 말에 김씨를 도청 2별관 복지국 쪽으로 안내했다.

민원실에서 150m 정도 떨어진 복지국 건물 2별관으로 발길을 돌린 김씨는 1층 안내데스크에서 멈춰서야 했다. "세월호 유가족 사단법인 등록"이라고 하자, 안내 직원은 관계 부서로 전화했다.

수화기 건너편에서 "우리 업무가 아니다"는 부서 직원의 말이 새어 나왔다. 안내 직원은 "이쪽이 아니다"며 김씨를 자치행정과로 보냈다.

김씨는 자치행정과가 있는 130m 정도 떨어진 구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구관에서도 마찬가지로, 1층 안내 직원이 자치행정과로 전화한 뒤 "담당 업무가 아니다"고 했다.

김씨는 다시 민원실로 갔더니 이번에는 재난안전본부로 안내했다. 김씨는 지체 않고 도청사와 4.1㎞ 정도 떨어져 있는 수원 권선동 재난안전본부로 향했다.

역시나 이곳에서도 "우리 업무가 아니다"며 김씨를 돌려보냈다. 김씨는 다시 민원실로 돌아왔다.

이날만 세 차례나 민원실을 찾았지만, 민원실 관계자는 "기획조정실 담당자가 체육대회 참석차 부재중"이라며 "다음 날 다시 방문하라"는 말을 남기고 돌려보냈다.

김씨는 결국 이날 5시간 가까이 도청 곳곳을 헤매다 민원 처리를 못 하고 돌아갔다.

사단법인 등록은 관련 규정에 따라 정부 각 부처에서 맡아 처리하고 관리한다. 다만 법인 목적과 활동 범위에 따라 시·도에 관련 업무를 위임하고 있다. 그래서 도가 맡는 사단법인도 수백 곳에 달한다.

그런데도 이날 김씨가 준비해 온 서류를 보자고 한 직원은 아무도 없었고, 그저 "세월호"라는 말에 손사례부터 친 것이다.

도 관계자는 "법인 목적이 한 가지가 아니라 구조, 인양, 안전사회 구현 등 여러 건이라는 말에 부서마다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 부서마다 적극적으로 행정을 처리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도는 취재가 시작되자, 세월호 관련 사항은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사단법인 등록도 해양수산부 소관이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김씨에게 세종시에 있는 해양수산부를 찾아가라고 전화 통보했다.

김씨는 "법인 사업이 여러 건이더라도 관련 부서 누구 하나 규정을 살피고 절차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법인 등록을 한 부서는 계속해서 관리·감독 업무를 해야 하는 점 때문에 의도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피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jayoo2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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