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의 필승 전략..'스타벅스 옆을 사수하라'

함정선 입력 2015. 5. 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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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커피의 초기 입점전략..스타벅스 옆에 매장 오픈커피 소비 많은 장소 손쉽게 찾아..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 빼앗아오기도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스타벅스 옆 이디야’ 저가 커피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디야커피의 초기 입점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디야는 초기 스타벅스 옆 자리를 사수하는 전략을 통해 지난해 대기업과 해외 유명 커피 전문점들을 제치고 커피전문점 만족도 1위를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사실상 이디아가 살아남기 위해 기초 체력을 만들기까지 스타벅스의 도움이 없었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말 그대로 스타벅스 바로 옆 매장을 노린 것이다. 만약 스타벅스가 입점한 곳 바로 옆자리 월세가 비싸다면 뒷골목이나 옆 골목 등을 공략하는 ‘서브 스트리트’ 전략을 썼다.

실제로 서울 명동이나 강남 테헤란로 등에서는 스타벅스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은 이디야 매장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바로 옆 매장이 아니더라도 스타벅스 근처에서 손쉽게 이디야 매장을 찾을 수 있다.

이 전략은 여러 가지로 이디야커피에 도움이 됐다. 스타벅스는 모든 지점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만큼 철저한 입점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는 유동인구와 소비자의 소비 패턴 등을 신중하게 따지기로 유명하다. 장사가 잘되는 곳이라면 같은 지역에 2~3개 매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가 들어선 곳은 이른바 ‘커피는 잘 팔리는 곳’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의 내부 검증을 거친 장소라는 얘기다. 이디야는 이점을 노렸다. 스타벅스 옆자리를 공략함으로써 이미 커피 소비문화가 정착한 곳, 커피를 마실 소비자가 존재하는 장소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스타벅스란 브랜드만으로 소비자를 모객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디아의 이러한 전락은 초기 큰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소비자 확대 효과도 크다. 사람이 붐비는 점심시간 직후 등에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자리가 없어서 바로 옆 이디야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다.

가격도 소비자를 끄는데 한몫했다. 처음 한두 번 스타벅스를 찾던 소비자들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격 문제로 이디야를 찾는 일이 점차 늘어났다. 이디야는 합리적인 가격과 스타벅스 못지않은 맛을 통해 ‘스타벅스 옆’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측은 “고객 타깃이 20~30대로 스타벅스와 동일하다”며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맛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가격이 저렴한 이디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디야커피는 이 같은 초창기 전략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이후 자신만의 전략을 펼치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커피전문점 만족도 1위뿐만 아니라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2%로 커피전문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 6.5% 대비 두 배 가까이 된다.

지난해 매출도 1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무려 66%가 증가했다. 이디야 브랜드가 유명세를 타며 매장수도 크게 증가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중 가장 많은 1500개 매장을 자랑한다. 그야말로 이디야커피 전성시대다.

이디야커피 고위 관계자는 “브랜드 론칭 초기만 해도 커피 전문점이 들어갈 만한 자리는 정해져 있고, 그 자리에는 스타벅스가 있어 스타벅스 옆을 노리는 전략을 펼쳤다”며 “실제 스타벅스 옆 매장의 매출은 다른 매장보다 매출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아파트 단지 등 독자적인 입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중구 명동 스타벅스커피 바로 옆에 이디야커피가 자리잡고 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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