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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제 강제징용 책임 못 묻는다..與, 日과 외교마찰 우려해 반대

김종일 기자 입력 2015. 05. 05. 12:23 수정 2015. 05. 0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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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멸시효 예외 불가' 與, '일본과 외교마찰 우려'

24일까지 특례법 통과 안 되면 손해배상 소송 길 막혀

일제 강점기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한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오는 24일로 소멸되는 가운데, 이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법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법안 통과에 반대한 것으로 조선비즈 취재 결과 드러났다.

5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제1심사소위원회는 '일제강점하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에 관한 특례법안'을 상정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4월 임시국회는 오는 6일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리기 때문에 이날(6일) 중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사실상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에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5일 오후 기준으로 6일 법사위 제1심사소위원회는 계획돼 있지 않다.

◆ 정부 "소멸시효 예외 안돼" 與 "일본과의 외교 마찰 우려"

전날 소위에서 정부는 소멸 시효를 예외로 두는 것에 부담을 느껴 반대했다고 전해졌다.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는 '소멸시효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적절하냐'는 이유 등을 들어 특례법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 일부는 특례법이 통과되면 일본과의 외교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에 참석했던 야당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 일부가 특례법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며 "일본의 특정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등의 이유로 일본과의 외교관계에서 마찰이 있을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새누리당의 A 의원은 "일본과 위안부 등 외교적으로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하는데 또 다른 문제가 만들어지면 외교적으로 좋지 않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새정치연합 B 의원은 "한일협정으로 시효가 만료되는 것을 인지해왔는데 개인청구권이 살아있다면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지만 여당 의원들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이외에도 여당 의원들은 오는 24일로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멸시효에 예외를 인정해 선례를 남기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해자와 유족의 배상 청구 소멸시효는 대법원 판결 이후 3년이라는 게 통상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어 소멸시효가 만료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일본 기업들은 고법의 판결에 재상고한 상태다.

이에 새정치연합 C 의원은 "최근 법원이 소멸시효를 좁게 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회가 소멸시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 오는 24일까지 특례법 통과 안 되면 피해자 보상 영원히 물 건너가

대법원은 지난 2012년 5월24일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까지 소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강제 징용 피해자와 유가족 252명은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 3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피해자 가운데 상당수는 고령 등의 이유로 아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시효가 만료되면 피해자와 그 유족들에 대해 손해배상이 이뤄질 수 있는 근거는 사라지게 된다.

특례법을 대표발의한 이언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손해배상 시효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권리가 소멸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며 "특례법을 통해 소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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