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폴과 원순의 '고기 없는 월요일'

입력 2015.05.08. 18:00 수정 2015.05.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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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더 친절한 기자들의 뉴스 A/S]

한겨레 디지털콘텐츠팀이 기획해 매주 2~3차례 <인터넷 한겨레>에 싣는 '더 친절한 기자들'과 '뉴스 A/S' 가운데 가장 깊고 자세하고 풍부한 기사를 골라 <한겨레21>에 싣고 있습니다. 화제가 된 이슈를 기존 뉴스보다 더 자세한 사실과 더 풍부한 배경 정보를 담아 더 친절한 문체로 전해드립니다. _편집자

5월2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비틀스의 원년 멤버인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그라운드(Ground)석 티켓 가격만 해도 30만원대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 폴 매카트니' 공연에 초대장을 받은 이들이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영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 방송인이자 가수 배철수씨와 윤도현씨가 나란히 초대석에 앉게 됐습니다.

도살장 벽이 유리로 돼 있다면

폴 매카트니는 왜 첫 한국 공연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을 알려드리려면 폴 매카트니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올해 73살인 그는 3시간이 넘는 공연에도 지치지 않는 이유로 채식과 명상을 꼽습니다. 평소 동물운동가이자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도살장 벽이 유리로 돼 있다면 모든 사람은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라고 호소하면서 채식을 권유할 만큼 적극적입니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토론회에서 폴 매카트니는 "육식을 제한하는 것이 기후변화 해결책으로 채택되어야 한다"며 "전세계인들이 동참할 수 있는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캠페인을 제안했습니다. 이 운동은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고기 대신 싱그러운 녹색 채소와 통곡류, 견과류 등으로 구성한 채식 식단으로 바꿔보자는 운동입니다. '고기 없는 월요일'의 효과는 다양합니다. 과도한 육식으로 인해 생기는 비만과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로 발생하는 지구온난화 해결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대량 사육으로 동물들이 겪는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36개국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가수 비욘세, 배우 귀네스 팰트로, 에마 톰슨, 마크 러팔로 등이 '고기 없는 월요일'의 공식 서포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부터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이 시작됐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고기 안 먹으면 당신도 환경운동가'라는 모토로 70여 개 기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97% 초·중·고등학교에서는 2011년부터 주 1회 채식으로 마련한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북교육청 산하의 88개 학교에서도 '채식의 날'을 정해 급식을 하고 있습니다.

폴 매카트니는 방한을 맞아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함께할 조력자를 찾았습니다. 그를 대신해 초청 행사를 맡은 이현주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대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으면서 환경 위기에 공감하는 유명인을 초대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에서 다양한 정책을 펼쳐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박원순 서울시장을 '에코 VIP'로 선정해 폴 매카트니의 공연에 초청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산하 161개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일주일에 하루 채식 식단을 마련해 기후변화를 늦추는 친환경 식단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3일 동안 스태프는 채식 식단

박찬욱 감독도 평소 환경 이슈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초대받았습니다. 방송인이자 가수 배철수씨는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은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다.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실천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동참의 뜻을 밝혔습니다. 가수 윤도현씨도 "지구는 우리가 지금도 살아가고 있고 우리의 미래에도 살아가야 할 땅이다. 폴 매카트니가 제안한 환경운동에도 동참해볼 생각"이라고 화답했습니다.

폴 매카트니는 공연 전후 3일 동안 함께 일하는 스태프에게 채식 식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여러분도 폴 매카트니의 '에코 프렌즈'가 돼 보시는 건 어떨까요?

박수진 <한겨레>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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