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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세월호 집회 참가자 출석요구를 메모지에..그것도 옆집에..

입력 2015. 05. 09. 07:30 수정 2015. 05. 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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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월호 집회 참가자 조사 물의

정식 소환 절차도 밟지 않아

경찰, 200여명 소환조사 방침

세월호 관련 집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찰의 '임의수사'가 도를 넘고 있다. 정식 출석요구서 대신 소환을 알리는 메모지를, 그것도 남의 집 현관에 붙여놓는 일까지 벌어졌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강동경찰서의 '출석요구 메모'를 경찰이 아닌 이웃집 주민한테서 건네받았다. 메모에는 "강동경찰서 수사과 지능팀 경위 ○○○입니다. 문의할 말씀이 있어서 방문했는데 들어오시거든 연락 바라며, 4월28일 오전 10시 강동서로 출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석요구하는 것이니 참고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와 관련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안 처장은 8일 "담당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정식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않은 이유를 묻자 '조사 대상이 너무 많아서 경찰이 직접 방문했다'고 답변하더라"고 했다.

정식 소환 절차를 밟지 않고 메모지로 출석을 요구하는 방식도 문제지만, 경찰은 '짝퉁 출석요구서'를 당사자가 아닌 이웃집 문에 붙여놨다고 한다. 안 처장은 "채권추심 관련 서류도 본인에게 직접 전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빚도 아니고 죄를 묻겠다는 경찰이 이런 인권침해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에 강동경찰서 쪽은 "지난달 22일에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뒤 (곧바로) 그날 오후에 안씨 집을 방문했다. 신속히 조사를 하려고 한 데서 비롯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류하경 변호사는 "경찰 출석요구 메모를 옆집에 붙인 것은 인권과 사생활 등 기본권 침해다. 또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 왜 경찰서에 출석해야 하는지 이유도 알리지 않고 출석 통보만 하는 것은 부적절한 직무집행"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전후로 진행된 4차례 집회·시위에서 폭력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로 참가자 200여명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중복되는 사람을 골라내고 있어 소환자 숫자는 유동적"이라고 했다. 앞서 7일 종로경찰서는 세월호 추모집회를 공동으로 기획한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김혜진 공동운영위원장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김규남 허승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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