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명문가 '잘나가던 검사' '돌연 사직'에 루머 급속 확산
명문 법조인 집안 출신으로 승승장구해온 공안검사가 돌연 사직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해당 검사의 여검사 성추행설부터 부장검사와의 불화설까지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검사들 사이에서 수군거림이 커지고 있지만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이렇다 할 소문 차단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소문은 사법연수원 동기들 중 선두권으로 분류돼온 ㄱ검사(38)가 인사철도 아닌데 최근 옷을 벗으면서 시작됐다. 처음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했다는 말이 전해졌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법조인들은 거의 없었다. ㄱ검사의 화려한 이력 때문이다.
ㄱ검사의 초임 근무지는 엘리트 검사들이 몰려 있는 서울중앙지검이다. 중간에 모범검사 표창을 받고, 미국 하버드대 연수까지 다녀왔다. 지난해까지 통합진보당 해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 '법무부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 일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2월 정기인사 때 서울남부지검에 부임했다. ㄱ검사의 아버지는 검찰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다. 검찰 안에서는 부장검사·평검사·여검사 등 그룹별로 여검사 성추행설과 부장검사와의 불화설 등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게 성추행설이라고 한다. 단순 성추행설부터 그보다 심한 성접촉이 있었다는 얘기까지,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소문이 중구난방으로 나오고 있다. 한 검사는 "평검사 회식 중 동료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시도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부장검사와의 불화설은 공식 창구를 통해 언론에도 전해졌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ㄱ검사의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면서 "지난주부터 그 얘기가 돌아 확인해 보니 감찰은 모른다고 했다. 알아보니 위에 있는 부장검사와 사이가 안 좋아서 나간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ㄱ검사가 근무했던 남부지검 측은 "소문이 와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문찬석 남부지검 2차장검사는 "본인은 '그냥 좀 힘들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부장한테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루머 양산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나 대검이 '교통정리'를 해주지 않으면서 일선 검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소문이 공익법무관들에게까지 퍼졌다"면서 "루머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진상이 무엇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교형·김경학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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