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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해체" 1년.. 현장·구조 중심, 엄두도 못 낸다

이환직 입력 2015. 05. 18. 04:44 수정 2015. 05. 18.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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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보고 산더미… 해양통계청"

내부 통신망에 불만 부글부글

인력·장비 제자리에 사명감 바닥

책임 안 지고 퇴임한 지휘부 비난도

지난해 5월 19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실패의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 해체가 전격 발표된 지 1년이 흐르고 국민안전처 출범 6개월을 맞았지만 여전히 해경 조직이 현장과 구조 중심으로 바뀌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의 내부 게시판 등에선 세월호 참사와 해경 해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은 옛 지휘부를 향한 날 선 비판과 함께 가족들에게조차 외면 받는 해경 위상에 대한 푸념이 끊임 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해경의 한 직원은 최근 내부 익명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맨날 수치와 현황 보고 올리다 정작 훈련도 제대로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현장과 구조 중심?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도선 통계, 인명구조 현황 훈련 내역, 일일출어선 등 뭐 그리 보고하라는 게 많은지 유선의 경우 한 척 나가면 보고하라는 곳만 세 곳"이라며 "구조 중심의 안전센터는 무슨, 해양통계청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서해안지역의 한 해양경비안전센터 직원도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거의 매일 훈련을 하고 위에선 지시사항이 쏟아지지만 인력과 장비는 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토로했다.

해경의 한 직원은 '5·19 이날을 기억하시나요'라는 글을 통해 "심장부인 본부 인원은 40% 가까이(426명→257명) 줄어든 반면 업무량은 큰 변화가 없다"며 "해경은 심각하게 조직이 와해되고 있고 경찰공무원으로서의 명분도 없으며 대외적으로는 자기 가족들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중부해경안전본부의 A경장도 "단속 권한 축소 등으로 경찰관으로서의 자부심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구조가 업무의 전부인양 말하는 지휘부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며 "선령 제한 완화 등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해양수산부 공무원은 한국선급 등에서 뇌물을 받았어도 풀려나 다시 복귀하는 것을 볼 때 유독 해경에게만 가혹한 처벌을 한 것은 아닌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해경 전ㆍ현직 지휘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직원은 내부 익명게시판에 "세월호 참사 당시 지휘부는 책임지는 사람 없이 웃으며 퇴임했고 남은 지휘부들은 승진했으나 (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했던) 123정장은 대역죄인으로 법의 심판대 앞에 서 있다"며 "이런 현실을 보고 누가 사명감을 갖고 사고 대응에 임하고 누가 조직과 국가를 위해 일하겠는가"라고 적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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