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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세월호 기억의 벽' 설치 장소 갈등

김정훈 기자 입력 2015. 05. 2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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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반송초교 앞 조성에 시민단체·주민 의견 엇갈려

‘경남, 세월호 기억의 벽’ 설치 장소를 놓고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주민들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창원시 성산구 반송동 반송초등학교 앞. 이 학교 인근은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전통시장 등 상권이 형성돼 있는 창원시의 중심지 중 하나다. 학교 정문 오른쪽 담벼락은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기억의 벽’을 만드는 간판 제막식을 한 곳이다.

26일 ‘세월호 기억의 벽’이 설치될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동 반송초등학교의 담벼락 앞을 주민들이 지나고 있다.

하굣길에 만난 학생과 학부모는 기억의 벽 조성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인근 중학교 1학년 강모양은 “교육적으로 좋고 설치하면 예쁠 것 같다”고 했다. 한 학부모는 “굳이 전국적으로 세월호 기념의 벽을 만들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사업은 ‘진실규명과 대통령책임촉구 세월호경남대책위’(경남대책위)가 추진하고 경남교육청이 학교와 협의해 장소를 마련했다. 학교 담벼락 30m에 설치되는 기억의 벽은 학생과 시민이 쓴 추모 글이나 그림을 받아 이를 엽서 크기로 타일 1800장을 제작, 7월 말 완성된다. 참가비는 1인당 5000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90명 등 현재 800여명이 타일을 신청했다.

하지만 반송동 주민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17개 주민자치단체 등은 지난 6일 긴급회의를 열고 ‘설치 불가’ 의견을 모아 반송초교에 전달했다. 임채현 반송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초등학교 앞에 반영구적인 타일로 설치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교육적 효과를 생각한다면 교육청 인근이나 다른 곳에 설치해도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고학병 반송초 교장은 “주민단체와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세월호 사고의 추모기념물 설치를 반대하고 있어 곤혹스럽다”며 “양측과 학교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간담회 등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선애 경남대책위 사업담당자는 “혹여 아이를 향한 어른의 선입견과 모호한 논리 탓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든다”면서도 “토론이나 간담회 등을 통해 결론이 나오면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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