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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 환자 중국 출장.. 국가 방역망 뚫렸다

최희진 기자·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입력 2015. 05. 28. 22:12 수정 2015. 05. 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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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환자 병문안 갔던 40대 아들, 발열에도 출국의사 늑장 신고, 직장·공항 전파 가능성.. 중국서 격리정부, 최초 환자 접촉 전원 재역학조사·신고센터 운영

최초 환자와 병실에서 밀접 접촉한 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증상을 보인 40대 남성이 지난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이 남성이 출국한 뒤에야 메르스 의심환자인 것을 알고 소재 파악에 나서 방역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환자로 확진될 경우 이 남성의 직장 동료나 중국행 비행기 탑승객 등에게 메르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세번째 메르스 환자(76)의 아들(44)이 지난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27일 확인하고 국제보건규칙 규정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소와 중국 보건당국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28일 밝혔다. 중국 보건당국은 이 남성을 광둥성의 한 병원에 격리해 메르스 감염 여부를 검사 중이며 발열 외에 다른 증상은 없다고 중국 CCTV가 보도했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출국까지 했지만 당국은 이 남성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세번째 환자와 그를 간병하던 딸(네번째 환자)이 이 남성이 병문안 왔던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남성은 지난 16일 최초 환자(68)와 같은 병실에 입원 중이던 아버지(세번째 환자)의 병문안을 갔다가 지난 19일부터 발열 증상을 보였다. 이 남성은 22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병원 응급실에 갔지만 최초 환자를 접촉했고, 전날 아버지가 감염자로 확진된 사실을 의사에게 말하지 않았다. 누나가 네번째 환자로 확진된 25일 이 남성은 다시 체온이 올라 응급실에 갔고, 그의 부인이 의사에게 아버지의 감염 사실을 알렸다. 의사는 중국 출장을 취소하라고 권유했지만 남성은 다음날인 26일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떠났다. 이 의사가 27일에야 보건소에 메르스 의심환자를 신고해 당국의 대응은 더 늦어지게 됐다. 이 남성이 발열 증상이 나타난 8일(19~26일)간 직장과 병원, 공항 등을 오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간 당국은 바이러스 전파 범위가 격리 중인 밀접 접촉자 61명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방역의 초점을 두고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남성의 부인과 병원 의료진 10명을 자가 격리하고, 중국행 항공편에서 이 남성의 앞뒤·좌우에 앉은 탑승객 28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직장 직원 180명에게도 이 남성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당국은 최초 환자의 밀접 접촉자 전원에 대해 역학조사를 다시 실시할 계획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재조사에서도 접촉자가 누락될 가능성에 대비해 콜센터를 열고 신고를 받겠다”며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을 메르스 역학조사와 자가 격리자 관리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장이 주관해온 대책본부를 복지부 차관이 총괄하는 것으로 개편하고 복지부 내에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를 구성·운영한다고 밝혔다.

<최희진 기자·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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