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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 '격앙'된 청와대, 박 대통령 첫 거부권 행사하나?

윤창희 입력 2015. 05. 29. 11:14 수정 2015. 05. 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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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행정 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 등과 관련해 29일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사진)은 브리핑을 통해 "공무원연금 협상 과정에서 본질에서 벗어나 처음에는 국민연금을 연계하더니 법인세 인상,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세월호법 시행령 문제까지 연계해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위헌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어떠한 설명으로도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며 "국회법 개정이 공무원연금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 연금 개혁을 댓가로 국회가 행정입법권을 침해한다면 행정부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런 청와대의 강도 높은 유감 표명이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고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현 정부 들어서 첫 거부권 행사가 된다.

28일 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은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하고, 수정·변경 요구를 받은 행정기관은 이를 처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이 요구한 세월호법 시행령의 사후 수정을 위한 근거 조항이었다.

문제는 이 조항이 헌법이 정한 3권 분립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와 법률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통령령이나 총리령 발령권은 대통령 또는 총리, 즉 정부에 속하는데 국회에서 수정이나 변경을 요구할 경우 정부가 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은 3권분립에 어긋난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의 한 율사 출신 의원은 "위헌이라 본다. 헌법제정권, 법률제정권, 명령제정권, 규칙제정권은 각각의 고유권한이고 행정부의 행정명령 제정권을 국회가 빼앗아 올 수 없다"며 "이 법이 시행되면 전 상임위가 전쟁터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권한을 복원하는 차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율사 출신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위헌이 아니다. 시행령이 법률을 지배하는 현실에 너무나도 아연실색하게 된다"며 "국회 권한을 빨리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부도 반발

사법부도 반발하고 있다.일선 판사들 사이에서도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헌법 107조 2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대법원이 최종 심사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법원 판사는 "행정입법이 상위법의 위임 내용을 벗어났는지는 해석의 문제인데 1차적 해석은 행정부가, 2차적 해석은 법원에서 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의견제시야 할 수 있겠지만, 1차적 해석까지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거부권 행사 가능성

이에 따라 박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문제가 헌법재판소로 가서 위헌심판을 받을 경우 사전심사를 거쳐 본안 사건을 개시하고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소송에 따른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고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대통령 거부권은 행정부가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다. 헌법에 의회에서 가결된 법률안에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현행법상 대통령이 법률안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면 국회는 해당 법률안을 재의에 붙인다. 그런 다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을 하면 법률로서 확정된다.

대통령 거부권은 제헌국회 때인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의 양곡매입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작으로 2013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의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까지 68건에 달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법안'과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국은 냉각 국면에 접어들어고 국회가 파행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이번 국회법 개정안이 공무원연금법 개혁과 패키지로 통과됐기 때문에 야당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창희기자 (thepl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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