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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비하 호두과자' 업체의 무리수.. 비난 네티즌 대부분 불기소

김상기 기자 입력 2015. 06. 01. 06:45 수정 2015. 06. 0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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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호두과자 포장재를 사용한 식품업체가 이를 비난한 네티즌을 무더기로 고소했지만 대부분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이번 사건을 변론 중인 법무법인 동안의 조동환 변호사에 따르면 충남 천안의 모 호두과자 제조업체로부터 고소당한 네티즌 164명 중 2명이 합의를 봤고 126명이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업체는 2013년 7월 상품 포장에 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이 노 전 대통령을 코알라로 합성해 비하하는 '노알라' 캐릭터 도장을 찍고, 이 도장을 사은품으로 증정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비난한 네티즌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나머지 36명 가운데 2명만 약식기소됐고 34명은 신병 처리가 결정되지 않았다.

불기소 처분된 126명 중 무혐의 처분을 받은 네티즌은 81명(64.2%)으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 기소유예, 각하, 공소권없음 등이 있었다.

사실상 고소를 당한 네티즌 대부분이 죄가 없거나, 재판으로 넘길 만한 사안은 되지 않는다고 검찰이 판단한 것이다.

현재 수사 중인 34명도 대부분 불기소 처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검찰청은 4월 13일 세월호 참사 때 허위 인터뷰 논란을 일으킨 홍가혜씨의 무더기 고소를 계기로 인터넷 댓글에 대한 고소 남발로 인한 피해를 막고자 고소 남용으로 판단되면 피고소인을 불기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건은 작년 이전부터 고소가 이뤄졌기에 올해 4월 발표된 이 지침이 126명 전원은 아니지만 일부 네티즌의 불기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5명의 사건을 각하 처분한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지침 발표 이후인 4월 15일 지침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택지청은 '불기소 이유서'에서 "고소인이 피해 보상을 함께 요구하는 유사한 내용의 고소를 다수 제기해 고소 남용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각각 벌금 30만원과 20만원에 약식기소된 네티즌 2명은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작년 11월 모욕 혐의로 벌금 30만원에 약식기소된 A씨는 정식 재판을 청구해 지난달 27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했다.

A씨는 "평소 일베의 행태를 우려하던 차에 댓글을 달았다"며 "문제가 된 댓글에는 욕설도 없고 업체를 직접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기소됐다"고 주장했다.

조동환 변호사는 "A씨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대검찰청의 취지에 따라 '공소 취소'를 하는 게 합당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검찰청 지침 시행 전후라는 우연적 요소에 의해 사법절차가 좌우되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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