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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감염 온상 평택성모병원, 환기구도 배기구도 없고 간호사가 퍼뜨려

박태훈 입력 2015. 06. 05. 12:56 수정 2015. 06. 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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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41명 중 무려 30명을 감염시킨 '평택성모병원'이 감염 온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환기구도 배기구도 없었으며 간호인력이 바이러스를 이곳 저곳으로 퍼뜨렸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5일 보건복지부는 "최초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지난달 15일부터 폐쇄된 29일까지, 목적에 관계없이 평택성모병원을 찾은 모든 방문자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인다"라는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병실에 환기구, 배기구 없어

보건당국이 민간 전문가와 함께 평택성모병원을 찾아 환경검체 조사 등을 벌였다.

이날 메르스 민간합동대책반의 역학조사위원장인 최보율 한양대 교수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병실마다 있어야 하는 환기구와 배기구가 없었다"고 밝혔다.

환기구와 배기구가 없어 최초 감염자의 기침으로 공기 중에 나온 침방울과, 바이러스로 오염된 손과 접촉한 환자복과 리넨 등에서 발생한 먼지 등이 환기나 배기가 되지 않은 채 병실 안에 고농도로 쌓이게 됐다.

◇오염물질 에어컨을 통해 먼 곳까이 전달 돼, 손잡이에서도 바이러스 검출

이렇게 오염된 물방울과 먼지 등을 빨아들인 에어컨은 찬공기를 배출하면서 바이러스를 가스(에어로졸) 상태로 공기 중에 내뿜은 것으로 조사팀은 의심했다.

에어로졸 상태가 된 침방울 입자 등은 훨씬 먼 공간까지 떠서 이동, 다른 병실과 층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개 병실에서 에어컨 필터를 꺼내 조사한 결과 아르엔에이(RNA)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된 것을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한다.

병원 내 환자 손잡이 등 다른 환경검체에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환기·배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병실이 병원 전체를 바이러스 양성실로 만든 꼴이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에어로졸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어콘이 옮겼다면 단순 방문자도 감염 가능성 있어

'메르스 에어로졸'이 병원 내 먼 곳까지 도달했다면 지금까지 보건당국이 추적해온 접촉자들이 아닌 단순 방문자들이 바이러스에 노출, 감염됐을 우려가 제기된다.

그간 보건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이들이 각 지역사회에서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면 지금까지의 의료기관 내 유행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사태가 전개되는 등 최악의 사태가 도래한다.

◇간호인력이 병원을 돌면서 결과적으로 바이러스 옮겨

조사팀은 환자가 집중 발생한 병동에 근무한 간호인력들이 확진자로 나온 사실을 주목했다.

이에 이들이 감염된 상태로 병실을 돌면서 병원체를 더욱 퍼뜨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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