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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에 잘나가던 박원순·이재명, 며칠만에 역풍

손덕호 기자 입력 2015. 06. 11. 13:30 수정 2015. 06. 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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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에 인기가 높아졌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며칠 만에 역풍을 맞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 격리 대상자인 경우 자택에서 시험을 치르게 했다가 다른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 시장은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5일 메르스 사태에 대해 “준전시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서울시 공무원 시험은 정상적으로 치르겠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시험을 미룰 경우 4개월 이상 연기가 불가피하고, 공기 전염이 안 되므로 시험을 치러도 된다며 정상적으로 시험을 실시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공무원 시험은 전국에서 13만명의 수험생이 서울로 모이기 때문에 메르스 확산 방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그런데 메르스로 자가 격리된 수험생은 시험을 치르기 위해 수험장에 갈 수 없다는 문제가 생겼다. 서울시는 자가격리자와 능동감시자는 시험 감독관이 수험생의 자택을 방문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조치했다.

그러자 다른 수험생들은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 인터넷원서접수센터 홈페이지에는 “자택시험이라니 형평성에 어긋나도 너무 너무 어긋난다” “자택 시험자는 구글 검색하면서 시험 보겠네요” “자택 시험을 치르면 감독을 매수할 수도 있다”는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집으로 감독관이 시험지를 들고 찾아간다는 점에 대해 맥도날드의 배달 서비스인 “맥딜리버리냐”라며 비꼬는 글도 있었다

또 메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자가격리를 실시하는데, 외부인인 감독관이 집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비판에 대해 안준호 서울시 인재개발원장은 11일 “(자택시험은) 간호사 1명, 경찰관 1명, 감독관 2명으로 시험 감독팀을 구성하고, 방진복과 장갑 등을 착용하고 가족과 떨어진 공간에서 시험을 보도록 해 공정성을 지키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지난 9일에도 서울광장에서 동성애자들의 ‘퀴어문화축제’를 막지 않았다가 비판을 받았다. ‘준전시상황’이라고까지 말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를 그대로 진행시킨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6일 메르스로 자가격리된 주민이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한양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그 자녀가 서현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문제가 되자 “발병자의 거주지를 모르면 모든 시민들이 불안해 할 것이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를 공개했고, 모든 초등학생 부모들이 불안과 공포에 떠는 혼란을 막기 위해 초등학교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침해라는 논란이 커졌고, 자가격리 중이던 3명 모두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 시장은 인권침해라는 비판에 대해 본인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환자가 아닌 가족을 검사하면 당연히 음성이다. 이웃의 과한 걱정 줄이려 검사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0일에도 메르스 의심환자의 자녀가 금상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

여당은 이 시장이 위험한 조치로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9일 “소수자 보호에 대한 진정성이 정치적인 목표 앞에서 상당히 무너진 것 같아 아쉽다”며 “소수자들이 주홍글씨처럼 낙인 찍히지 않도록 철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8일 “아이들 학교까지 공개한 것은 전염병 연좌제다. 왕따 같은 심각한 문제로 퍼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시장은 9일 트위터에서 “메르스와 싸우는 나를 비난할 힘으로 메르스와 싸우시오. 하태경 변절자님”이라면서 운동권 출신인 하 의원이 여당 국회의원이 된 것을 공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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