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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일상으로 돌아가라" 발언에 與 와글와글.."메르스가 잡혀야지"

조백건 기자 입력 2015. 06. 16. 14:45 수정 2015. 06. 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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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메르스를 잡아야 일상으로 돌아가지.”, “솔직히 나도 기침 나오면 불안하다.”, “메르스 고통보다 경기침체 고통이 더 길다.”

15~16일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보니, 다들 박근혜 대통령의 ‘일상 복귀’ 발언을 놓고 한마디씩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 “국민들의 일생생활이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메르스에 대한 철저한 방역과 종식이 가장 큰 당면 과제지만, 메르스 사태가 끼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조속히 극복하는 일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이 같이 말한 겁니다. 국민이 과도한 메르스 불안에서 벗어나 평소처럼 생활하는 것이 메르스로 인한 경기 침체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길이란 취지였습니다.

대통령의 ‘일상 복귀’ 발언이 알려지자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은 술렁였습니다. 일부는 “대통령으로서 메르스로 인한 경제 위축을 염려한 당연한 발언”이라고 했지만, 일부는 “대통령이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자와 통화한 의원들 중에는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개인적 느낌으론 ‘부글부글’에 좀더 가까운 ‘와글와글’ 분위기였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불만’은 “일 처리의 앞뒤가 바뀌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산의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가 먼저 메르스를 잡는다는 확신을 준 뒤에 국민에게 일상으로 복귀하라고 말하는 게 순서”라며 “메르스 공포가 극도로 높아진 지금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이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정부는 건강한 사람은 메르스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낮다고 했는데 모두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국민은 오히려 화가 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중진(4선)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방역 시스템이 계속 메르스에 뚫리니까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않고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이 아무리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해도 먹히지 않을 뿐더러 역효과만 날 것 같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15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역 행사에 갔더니 한 주민이 ‘지금이 전시(戰時) 상황 같은데 어떻게 일상 생활을 하란 것이냐’고 따지더라. 민심이 생각보다 훨씬 더 안 좋은 것 같다.”

비례대표 의원 2명도 각각 “메르스 공포가 커진 것도 결국 현 정부의 소통 문제인 것 같다”, “솔직히 나도 요즘 기침하면 불안한데…. 일상생활이 잘 되겠느냐”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일상 복귀’ 발언이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발언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충청권의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이 메르스로 인한 경제 위축을 염려한 것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메르스 고통보다 경기 침체로 인한 고통이 더 길고 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박 대통령의 이번 ‘일상 복귀’ 발언은 여당 의원들의 전반적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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