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와 의심 환자들을 치료 중인 삼성서울병원에 정식 음압(陰壓) 병실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음압 병실은 기압 차를 이용해 공기가 항상 병실 안쪽으로만 흐르도록 설계된 곳이다. 음압 병실은 음압을 유지할 수 있는 공조기와 전용 화장실·세면장·탈의실을 갖추고, 외부 복도로 음압 병실의 공기가 흐르지 않도록 '전실(前室)'이라는 완층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환자와 의심 환자들을 격리할 목적으로 약 300병상을 음압 병실이 아닌 음압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대병원 등 국가 지정 격리 병원들은 전실 등을 갖춘 음압 병실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관계자는 "국내 최대 병원으로 손꼽히는 삼성서울병원이 정식 음압 병실을 한 개도 갖추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메르스 환자로 확진된 삼성서울병원 의사를 삼성서울병원 측이 서울대병원으로 보낸 것도 이런 사정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이에 대해 "환자가 발생하면 국가 지정 격리 병원으로 보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메르스는 공기 감염이 아니고, 침이나 접촉으로 전염되는 것이므로 위중한 환자가 없다면 정식 음압 병실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만약 삼성서울병원에서 기관 삽입 등이 필요한 위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음압 병실이 아닌 현 상태에서 치료하게 되면 의료진과 다른 환자들이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뒤늦게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음압 이동기 25개를 지원받아 설치하는 한편 별도의 음압 병실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빅 4' 대형 병원 중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이 정식 음압 병실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계에서는 "음압 병실을 설치하려면 돈이 많이 들고 수익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민간 병원들은 잘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음압 병실 1개 병상을 만드는 시설비가 3억5000만원, 공조기 등 장비 비용이 8400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이 시설을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찮은데도 수익은 적어 민간 병원들은 음압 병실 설치를 꺼린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일부 국공립 대학과 지방 의료원 등 17곳을 국가 지정 격리 병원으로 지정해 음압 병상 104개를 운영 중이다. 정부는 지난 2002년 사스가 창궐하면서 음압 병실 설치를 서둘러 2007년에 국립중앙의료원과 국군수도병원 등 2곳에 음압 병상을 설치한 이후 작년 10월 명지병원에 음압 병실을 설치했다. 부산대·충북대병원은 설치 공사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음압 병실을 설치해 신종플루 발생 시에 큰 효과를 봤다"며 "에볼라나 메르스 의심 환자가 들어오면 음압 병실에서 격리해 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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