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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논객의 전 여친 데이트 폭력 논란 일파만파

입력 2015. 06. 21. 09:51 수정 2015. 06.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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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 반대했던 한윤형 이어 박가분까지 '진보마초' 논란…"페미니스트도 때리고 맞을 수 있다"

[미디어오늘 강성원 기자]

이른바 진보 논객이라고 불리는 한윤형·박가분씨가 최근 SNS와 인터넷 상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과거 여자친구와 데이트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피해자의 증언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은 평소 페미니즘 활동에 동참하거나 온라인상에서의 여성 혐오 풍조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해 왔기에 이번 폭로전을 접하는 누리꾼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시작은 한윤형씨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진 A씨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 팼던 구남친 여전히 진보필자연하며 행복하게 잘 사시는…나한테 구타유발자라고 막 뭐라 했던 게 생각나는데 어그로충이면 어그로충인 거고 그게 지가 날 패는 이유는 되지를 않는 것인데 허허 지금 애인이나 안 패길 빕니다"라고 남기면서부터다.

A씨는 한씨의 데이트 폭력에 대한 논란과 의문이 증폭되자 자신의 블로그에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 밝혔다. 그는 <한윤형의 데이트 폭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본인을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씨와 연애를 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나는 스스로 급진적 페미니스트라고 정체화했지만 이런 사람도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한윤형씨와의 관계에서 지속적인 데이트 폭력을 당해왔고 주된 폭행 장소는 한씨의 자취방이었다"며 "그는 술을 많이 마시고 나에게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고, 짧은 언쟁 끝에 한씨는 나를 그의 자취방 행거에 밀친 뒤 내 몸을 발로 여러 차례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한씨와의 데이트 폭력 경험을 폭로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내 주변에는 굉장히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있으며 굳이 그들까지 가지 않아도 나는 많은 여성 폭력에 대응할 매뉴얼들을 머릿속에 담고 있음에도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였다"며 "나는 사회 보편의 기준에서 굉장히 드센 여성으로 분류되지만 그런 사람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윤형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글.

하지만 한씨의 해명 글이 올라온 후에도 그가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였음을 알고도 여성 혐오에 관한 글을 언론에 기고하고 최근엔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주제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토크쇼 패널로까지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이 같은 A씨의 주장에 대해 한씨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와 해명 글을 올렸다. 한씨는 "결론적으로 나는 피해자와 연애를 할 당시에 데이트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과거에도 몇 번이고 사과를 했지만 다시 한 번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며 "지금껏 고통을 느껴왔고 사건이 일어난 지 오랜 시일이 지나도록 잊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야 폭로라는 방식을 통해서 공표를 결정했을 피해자의 아픔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반성과 사죄를 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정신세계를 분석한 책 <일베의 사상> 저자로 알려진 박가분씨의 데이트 폭력까지 폭로되면서 한동안 이들을 둘러싼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가분씨와 지난 2012년 몇 개월간 연인이었다고 소개한 B씨는 20일 그의 블로그에서 "그는 나와 헤어지고 나서도 온갖 욕설에 저주를 퍼부어가며 며칠간을 정신적으로 괴롭혔고, 심지어는 집 앞으로 찾아오겠다고 협박까지 했다"며 "그의 재능을 아꼈기 때문에 감정적인 문제들을 풀어보려고 애를 썼지만 그 와중에 박가분은 몇 차례 내게 성추행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얘기를 그간 공개적으로 하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그보다 여러 면에서(신체적으로나 권력적으로나 인지도 면에서나) 약하다고 생각했고, 어떤 보복과 공격을 당할지가 너무 두려웠다"면서도 "내가 이 글을 쓰는 건 사적인 관계에서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며 성차에서 오는 권력을 남용하는 인간이 공적인 영역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활동하고 발언하는 모습들이 이 판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천하의 '진보논객' 박가분의 몹쓸 짓에 대한 의혹에 관한 저 자신의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폭로성 주장을 부인했다.

박씨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B의 의혹제기글에 사실관계 대부분에 동의할 수 없고, 또한 결론적으로 제가 그 동안 B의 관계에 있어서 데이트 폭력 가해자였다는 주장에 대해 현재로서는 전혀 동의할 수도 없고 사과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저 자신의 데이트 폭력이나 일삼으면서 저 성차에 입각한 권력을 남용하는 인간으로 기억되어도 좋다. 이로써 진보논객에 대한 신뢰를 잃거나 그러건 말건 별 상관이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제가 납득할 수 없는 혐의로 저 자신을 포함한 누군가가 싸잡아 비난받는 것, 그것 역시 저의 업보이고 저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제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저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 점은 앞으로 정확한 절차가 주어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의 입장을 해명하고 있는 힘껏 변론하겠다"고 반박했다.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으로 2011년 6775명, 2012년 7076명, 2013년 6598명이 입건됐고. 여성의 전화 '2014년 상담통계 및 분석'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의 70.7%가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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