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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풍요 속 빈곤'

김영헌 입력 2015. 06. 23. 19:43 수정 2015. 06. 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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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급증 불구 체감도 낮아

쇼핑도 대형 면세점만 몰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주민들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장소가 지역상권이 아닌 대기업 면세점에 집중되고, 제주에 머무는 시간도 짧아 도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2014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장소는 신라면세점(15.2%)과 롯데면세점(14.7%),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공항면세점(8.8%), 제주관광공사(JTO)면세점(2.9%) 등 41.6%가 면세점에 집중됐다. 또 여행사와 계약된 토산품판매점(13.5%)과 대형할인마트(7.4%) 등도 주요 쇼핑 장소로 꼽혔다.

반면 도민들과 직접 만나는 시내상점가(13.4%)와 전통시장(9.8%) 등 지역 상권을 찾는 발길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크루즈 관광객의 쇼핑 장소는 롯데면세점(31.2%)과 신라면세점(23.1%) 단 두 곳이 차지하는 비중만 54.3%에 달했다. 전통시장(12.3%)과 시내상점가(7.0%)는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매년 수백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고 있지만 체류시간이 짧아 방문객 규모에 비해 체감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외국인 관광객 제주여행 체류 기간은 '2일'이 49.7%로 가장 많았고, '3일'(16.5%)과 '1일'(5.2%) 등 3일 이내 비중이 71.4%에 이르렀다. '4일'(17.2%)과 '5일'(7.8%)은 전체의 25%로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5일 이상 체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서울 등 타 도시를 경유하고 제주를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87.1%를 차지하고 있고, 제주 한 곳만 찾는 여행객의 비중은 12.9% 불과했다.

크루즈 관광객의 제주 체류시간은 평균 '7.12시간'이지만, 4시간 이하의 비중이 57.6%나 차지했다. 이는 배에서 내려 면세점과 관광지 한 두 곳을 방문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숫자만 보면 제주관광업계는 물론 지역경제가 호황을 맞고 있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도민들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들 상당수는 중국 자본이 운영하는 여행업체, 음식점, 숙박시설, 쇼핑업체 등을 찾고 있어 지역상권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2년 168만명, 2013년 233만명, 2014년 332만명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지난 22일 현재까지는 134만 7,690명이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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