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삼성병원 간호사' 남편, 아내 신상 공개한 '중앙선데이' 비판
"노력하는 의료진 위한 기사 쓰겠다더니…정보 공개 논란 부추겨"
'이재명 시장의 정보 공개 방침' 비판하던 언론사들에 쓴소리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을 받았던 간호사의 남편이 아내 이름과 사진을 공개한 <중앙선데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판했다.
간호사 남편 ㄱ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진이 메르스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사를 싣기로 하고 (아내와) 인터뷰를 했다"며 "(하지만 중앙선데이가) 아내에게 사진까지 보내달라고 하면서 신상정보 공개 논란을 다시 부추겨 싸움을 조장했다"고 썼다.
이어 "그 한 줄 때문에 누군가는 밤잠을 설치고,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21일치 "집·자녀 학교 공개 전, 양해 구했으면 흔쾌히 응했을 텐데 …"라는 기사에서 이 간호사를 인터뷰한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는 간호사의 건강상태와 통증, 감염 경로, 이재명 시장의 신상공개, 공개 이후 고초를 겪었는지를 다루었다. 기사 첫 시작은 간호사 말을 인용해 "제가 성남시장이라면 저와 제 가족에게 양해를 구했을 겁니다. 시민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시장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특종 잡은 것처럼 일방적으로 터트렸어요. 결과적으론 저희 가족만 나쁜 사람처럼 됐어요"였다.
앞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이 간호사의 직장과 거주지,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공개했다. 다만 '간호사'라는 구체적인 직업 대신 '서울 삼성서울병원 근무 여성 의료전문가'로 돼 있다.
ㄱ씨는 이에 대해 "가족 신상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성남시장 SNS에 오픈된 걸 지인을 통해 듣고선 성남시에 항의했고, '시급을 다투는 상황이라 먼저 공개했다'고 하면서 사전에 알려주지 못한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시더군요"라며 처음에는 항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왜냐구요? 이 문제는 공개에 대한 옳고 그름이 아닌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당위성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아무런 불평도 불만도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ㄱ씨는 이 시장의 정보공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저희가족 신상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성남시장이 초기에 공개한 것은 당시에도 옳은 판단이었고, 지금도 옳은 판단이라 생각합니다"라면서 "저라도 그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로서 말씀드리지만 정부 대응은 0점이었고, 성남시 대응은 95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내가 지인을 만나 얘기했다고 보도한 <문화일보> 기사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신문은 8일 '신상공개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이라는 기사에서 "실제 신상 정보를 공개당한 삼성서울병원 30대 후반의 여간호사 A씨는 자신을 병문안 했던 지인을 통해 '메르스 확진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하루하루 마음고생이 심한데 시장이 관련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해 더욱 혼란스럽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사에서 이시장이 밝히지 않았던 A씨의 신상정보(간호사)까지 공개했다. 관련 정보의 사실관계조차도 맞지 않았다. 간호사 나이는 30대 후반이 아닌 40대 초반이었다.
ㄱ씨는 글 마지막에 "성남시를 통해 떡을 보내주신 분...수박을 보내주신 같은 라인 주민분...치킨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신 치킨집 사장님...장을 봐주신 지인...쓰레기 분리수거에 도움을 준 후배...아내를 위해 애써주신 의료진들과 동료분들...아이들을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분당보건소 직원들...그리고,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지금도 신경 쓰고 있는 성남시장...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썼다.
<한겨레>가 ㄱ씨와 연락해 '기사화해도 괜찮은지'를 묻자, 그는 "제 의도만 훼손하지 않으면 기사화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간호사의 남편임을 입증하기 위해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로 한겨레에 건냈다. ㄱ씨 아내는 이번 주 메르스를 완치한 뒤 병원에서 퇴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 ㄱ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입장표명도 원치 않았습니다. 무슨 자랑도 아니고....하지만 삼성병원 직원으로 있는 아내 입장에서는 부득이 인터뷰를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인터뷰 취지는 의료인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믿어달라...뭐 이런 내용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기자는 기자더군요...말초적인 타이틀로 기사가 올라왔고, 왜곡된 사실과 함께 또다시 저희는 비난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어서 이번만큼은 모든 걸 무릅쓰고서라도 꼭 정확한 전후사정을 말씀드려야 겠습니다.....
저는 삼성의료원 응급실 간호사 남편입니다.(이미 중앙선데이를 통해 이름이 공개됐으니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아내는 직분에 충실했고 그 과정에서 감염의 피해자였지만 메르스가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또다른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었지요...메르스 의심증상 있을 때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본인을 스스로 격리하였고, 메르스 1차 양성사실을 확인한 즉시 아이들 담임선생님께 유선으로 알리자고 했고, 저 역시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양성확인 시간은 6월 5일 밤 9:40분쯤이었고, 담임선생님께 유선으로 말씀드린 시간은 밤 9:50쯤으로 기억합니다)
부모나 학부모 입장에서 학교에 알리는 건 당연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족의 신상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성남시장 SNS에 오픈된 걸 지인을 통해 듣고선 성남시에 항의했고, 시급을 다투는 상황이라 먼저 공개했다고 하면서 사전에 알려주지 못한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시더군요...(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왜냐구요..???
이 문제는 공개에 대한 옳고 그름이 아닌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당위성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아무런 불평도 불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공개는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병원에 격리되어 있던 아내는 이런 전후사정을 알 수가 없었다는 점도 추가로 말씀드립니다.)
사전양해가 있었으면 흔쾌히 동의했을 거라는 건 병원에 격리되어 있던 아내입장에서 과거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지 현재(진행)형이 아닙니다.
아내 또한 우리가족의 정보공개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었습니다.(정부가 정보공개를 안해서 이 지경까지 왔다고 성토하면서요..)
이쯤에서, 중앙선데이 기자에게 묻겠습니다.
의료진이 메르스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사를 싣기로 하고 인터뷰를 했던 거 맞지요..???
지금 상황이 환자인 제 아내에게 사진까지 보내달라고 하면서 신상정보공개 논란을 다시 부추겨 싸움을 조장하고 있는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이 쓴 자극적인 이 기사로 인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회정의 차원에서 옳은 것인지 심사숙고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쓴 그 한 줄 때문에 누군가는 밤잠을 설치고,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핵심에서 비켜간 내용이 인터넷판 기사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또다른 논란의 중심이 되겠지만 개의치 않겠습니다.
어차피, 쓰레기로 치부하면 그만이니까요.(이미, 미디어오늘/뉴데일리에서 한 건씩 올리셨더군요.
아내를 병문안했다는 지인의 인터뷰 소설을 올린 문화일보도 마찬가지겠요..)
그리고, 한가지 더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가족 신상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성남시장이 초기에 공개한 것은 당시에도 옳은 판단이었고, 지금도 옳은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이 점은 다시 한번 명확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저라도 그리했을 것입니다)
논란이 많았던 성남시장의 SNS 이용에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이런 공간이 없었다면 사실은 왜곡되고, 날조되면서 제게는 해명의 기회도 없었겠지요..??
참고로, 당사자로서 감히 말씀드리지만 정부 대응은 0점이었고, 성남시 대응은 95점이었습니다.(5점은 여백으로 남기지요.... ^^)
메르스 양성 1차 판정사실을 학교에 알리자고 결정했을 때, 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말한마디, 글 한 줄이 이런 식으로 곡해된다는 사실에 참 할 말이 없네요..
오히려 저희 가족 주변에는 저희를 보호해주고, 격려해주고,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데 말이지요...
이번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고 난 후 저희 가족이 적지않게 불편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아이들 학교 생활에 불편함이 따르리라 봅니다.
그래서 당부드립니다..
부모와 성남시장의 당연한 행동으로 인해 제 아이들이 비난 받지 않고 당당할 수 있도록 아래 3가지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저희 가족에 대한 정보공개 건은 논의나 논란의 대상이 아닙니다.언론이나 호사가들께서는 쓸데없는 곳에 신경끄시고, 메르스 극복하는 데 힘이나 모으세요.. 기사꺼리와 할이야기가 그렇게 없습니까..? 현상에만 파묻혀 부화뇌동하지 마시고 공부 좀 하세요.. 공부..반성도 좀 하시고......
둘째, 제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했을 때,친구들에게 상처받지 않도록..학교에서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셋째, 다른 자녀의 학부모님들께서도 제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로부터 폄하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본인의 자녀들을 충분히 이해시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임)
3가지를 덧붙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아내는 치료받는 과정을 몹시 힘들어했습니다. 쉽지않은 치료과정이지만 의연하게 잘 극복해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주변으로부터 다시 한번 상처받는 걸 원치 않습니다.
둘째, 자가격리를 시작한 이후 철저히 자가격리원칙을 준수했고, 격리가 끝나는 시점에 객담검사를 재차 받아 음성을 확인한 후 일상으로 복귀했으니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셋째, 성남시를 통해 떡을 보내주신 분...수박을 보내주신 같은 라인 주민분...치킨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신 치킨집 사장님...장을 봐주신 지인...쓰레기 분리수거에 도움을 준 후배...아내를 위해 애써주신 의료진들과 동료분들...아이들을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분당보건소 직원들...그리고,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지금도 신경쓰고 있는 성남시장...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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