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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음카카오, 제주 인력 철수..아듀 '즐거운 실험'

입력 2015. 07. 02. 14:04 수정 2015. 07. 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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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통합 공식화..제주 마일리지 지급 중단 제주 '즐거운 실험' 사실상 종료, 화학적 통합 겨냥 갈길 바쁜 김범수 의장, '선택과 집중' 결단 평가도
제주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에 입주한 다음카카오의 본사 스페이스닷원 전경. 전신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신축 본사 건물로 2012년 들어섰다.

[ 김민성 기자 ] 다음카카오 전신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의 제주 이전 프로젝트 '즐거운 실험'이 11년 만에 막을 내린다.

현지 근무가 불가피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인력 등 소수만 남기고, 제주 본사 직원 약 400여명 대다수를 경기도 판교의 다음카카오 통합사옥으로 이동시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최근 다음 출신인 최세훈 공동대표 명의로 2017년까지 판교사옥으로 직원 통합을 마무리짓는다고 사내 공지했다. 제주 근무 직원에게만 주던 특별 수당인 '제주 마일리지'는 올 12월까지만 유지키로 했다.
 
제주 마일리지는 일종의 제주 정착 및 항공 지원비다. 그간 서울 등에서 제주 발령을 받은 미혼 직원은 월 75만원, 기혼자는 월 90만원을 연봉과 별도로 받아왔다. 마일리지 대신 최대 2억원의 회사 주택자금을 대출받아 뿌리내린 이들도 많다.
 
제주에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갑작스런 사측 공지에 당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 1000만원에 달하는 월급 개념의 마일리지 지급이 중단되면 생활에 곤란을 겪을 뿐 아니라 판교로 올라가기 전 주택 구입 및 전세 자금 등으로 빌려쓴 대출금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카카오 출범 이후 줄곧 골칫거리였던 근무지 통합 문제를 '전원 판교 집결'로 마무리짓는 공식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통합 이후에도 기존 다음은 제주와 서울 한남동에, 카카오는 판교로 뿔뿔히 흩어져 세 집 살림을 했다. 원격 화상 회의 등으로 사내 협업을 진행하는데 한계가 분명했고, 잦은 서울-제주 출장으로 업무비 지출이 큰 부작용도 지속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한남동 근무 인력부터 전원 판교로 통합했다. 기존 카카오 직원을 포함한 1800여명이 현재 판교로 출근 중이다.

제주 근무가 불가피한 소수 직원만 제주에 남는다. 다음카카오 주도로 출범한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할 본사 직원 등이 대상이다.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정보기술(IT)과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를 제주의 문화·관광 인프라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이들 역시 12월 이후에는 제주 마일리지를 받을 수 없다.
 
현지 사업 및 공헌 활동은 지속하지만 다음만의 기업 문화였던 '제주 이주' 정책은 중단한다는 선언이다. 옛 다음이 제주에 본사를 두고, 신선한 환경에서 포털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려 한 '즐거운 실험'은 종료되는 것이다.
 
다음은 창업자 이재웅 대표 재직 시절인 2004년 제주도 협약을 맺고, 제주시 애월읍 내 펜션을 개조한 인터넷지능화연구소(Net Intelligence Lab)를 열면서 '즐거운 실험'을 시작했다. 서울 등 대도시가 아닌 제주에서도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유비쿼터스 웹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이듬해 다음은 뉴스 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미디어본부를 제주로 내려보냈다. 2006년 2월 완공된 다음글로벌미디어센터(GMC)에 미디어본부가 입주했고, 2009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곳을 본사로 등록했다.
 
2012년 서울 인력까지 제주로 본격 통합하기 위해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스페이스닷원(Space.1) 신축 본사를 짓고, 제2의 제주 정착 시대를 열었다. 2014년 신사옥 스페이스닷투(Space.2)까지 완공하며 '즐거운 실험' 10주년을 자축하기도 했다. 세간에 '꿈의 직장'이라 불린 다음의 자랑이었지만 지난해 카카오와의 전격 합병 선언으로 제주 정착의 꿈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음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김범수 의장. <한경DB>

다음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김범수 의장 등 최고경영진은 통합 이후 조직 간 물리적 통합을 화학적 결합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줄곧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두달 넘게 통합 시너지 제고 방법을 논의해왔다. 통합 10개월째지만 여전히 '다음 출신', '카카오 출신' 등으로 갈라져 반목하는 내부 갈등은 여전하다. 같은 팀원마저 판교와 제주로 흩어진 탓에 소통이 매끄럽지 않다는 불만도 높았다.
 
다음카카오는 최근에야 비로소 기존 다음의 검색 및 콘텐츠 제공 역량과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기술을 한데 합친 샵(#)검색과 카카오 채널 서비스를 출시하며 본격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모바일 중심의 조직 재편과 인력 통합으로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와 생존 경쟁을 치르고 있는 다음카카오 입장에서 제주 철수는 예고된 '선택과 집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수진 다음카카오 커뮤니케이션 파트장은 "목적과 조직에 따라 동일 근무지로 통합한다는 큰 방향성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며 "기존 제주 근무자 중 판교와 협업이 많은 사람들은 판교로 이동할 가능성 있지만 제주 기반 사업은 확대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카카오 제주 본사 이전 계획은 없다"며 "영속 가능한 수준의 실제 사업을 벌인다는 목표로 제주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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