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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방의 절벽'..그들이 사는법

안하늘 입력 2015. 07. 06. 11:31 수정 2015. 07. 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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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보다 1만 업체 줄어 1만 3천곳 남아…무인결제기 도입해 인건비 절감, 하드디스크도 없애카페처럼 꾸미고 먹거리 준비해 데이트 공간으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 취업준비생 김 모씨(28ㆍ남)은 최근 진땀나는 일을 겪었다. 면접을 보러 가는 길에 깜빡 제출해야할 서류를 잊고 나온 것이다. 황급히 인쇄할 수 있는 주변 피시방을 찾았으나 피시(PC)방이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 스타크래프트, 리니지를 하려고 매일 학교 끝나고 가던 흔한 피시방이 이상하게도 사라졌다. 그는 그 많던 피시방이 다 어디에 사라졌는지 궁금했다. 한때 동네 3∼4개씩 있던 피시방이 사라지고 있다. 피시방은 시간 당 100원까지 가격이 떨어질 정도로 경쟁이 심했던 말그대로 핫(Hot)한 산업이었지만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피시방이 위기를 맞은 것이다.

6일 한국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1년 2만3548개에 달했던 전국 피시방은 2013년 기준 1만3796개로 감소했다. 지난 2010년 1만9014개를 기록, 처음으로 2만 벽이 무너진 이후 2011년 1만5817개, 2012년 1만4782개 등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피시방의 감소는 온라인 게임시장 감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게임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피시방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2013년 온라인게임 시장은 전년보다 19.6% 감소한 5조4523억원에 그친 반면 모바일 게임은 같은 기간 190.6%나 성장한 2조 3277억원에 달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3167억원에 불과했지만, 2011년 4236억원, 2012년 8009억원, 2013년 2조3277억원 등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게임산업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피시방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대형 게임개발 업체까지 모바일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이 대세라는 점에서 전국 피시방이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 피시방 전면 금연정책도 피시방 감소에 한몫을 했다. 국민건강진흥법에 따라 올해부터 흡연자에게는 10만원, 업소에는 170만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관계자는 "야간에 게임을 하러 오던 손님이 확 줄었다"며 "담배도 못 피우는데 피시방에 와서 게임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피시방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피시방 내에 중앙 서버 PC를 두고 하드디스크를 없애는 업체가 최근 늘었다. 또 선불 무인 결제기를 도입하는 피시방도 늘었다. 후불로 이용하는 고객이 언제 일어나는지 감시할 필요가 없어졌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최소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피시방 전면 금연을 오히려 기회로 이용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기존에 담배연기 때문에 칙칙한 이미지의 피시방에서 벗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형 피시방들은 피시방을 카페처럼 꾸미고 커플석을 마련하는 등 데이트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피시방에서 담배를 못 피우다 보니 흡연자들은 입이 심심해 더욱 많이 먹거리를 찾는다"며 "비흡연자들은 자욱한 담배 때문에 피시방에서 밥 먹는 걸 꺼려했지만 이제는 담배 연기가 사라져 피시방에서 나가지 않고 식사를 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전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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