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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세월호 농성 1년..추모 여론·시민피로 시각 교차

입력 2015. 07. 12. 07:02 수정 2015. 07. 1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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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하는 추모공간" vs "무허가점유..시민에 돌려줘야"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이효석 기자 = 14일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농성을 벌인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이제는 광장에 텐트가 설치된 광경이 익숙해져 이곳을 '광화문 세월호 광장'으로 부르는 이도 생기기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1년 가까이 농성을 이어오면서도 세월호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광화문광장을 떠날 수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농성장을 추모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광장 사용 허가권이 있는 서울시도 이를 용인할 모양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을 찾는 이의 발걸음은 줄어들고 있다. 보수 진영은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 해야 하느냐"며 공세를 노골화할 태세다.

◇ 단식농성으로 시작된 '광화문 세월호 광장' 벌써 1년

작년 7월 14일 '유민아빠' 김영오(48)씨 등 유가족들이 세월호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가고 시민단체와 노동·종교계 인사들이 동참하면서 광화문광장 농성이 시작됐다.

이후 광장은 진도 팽목항과 함께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인식됐다.

서울광장 등 다른 곳에서 집회가 열려도 참가자들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광화문광장이었다. 세월호와 관련된 각종 도보 순례도 광화문광장에서 행진을 마감했다.

작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세월호 유가족을 만난 곳도 광장이었다. 교황은 당시 유가족 400여명이 모여 있던 세월호 농성장 자리에 와 김영오씨를 위로했다.

그러나 농성이 길어지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겹치면서 최근 광장을 찾는 이가 줄어들고 있다.

최대 180여명을 기록했던 농성장 상주 인원은 20∼30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달에는 메르스 사태로 구급 수요가 늘고 농성장 상주인원이 줄어든 점을 고려해 농성장 구급대가 철수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광화문 농성장을 추모공간으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순신장군 동상 앞 분수대 위에 있던 분향소는 동편으로 옮기고 다른 천막도 전시실이나 영상실, 사랑방 등 방문객을 위한 시설로 개편할 예정이다.

농성장 개편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유가족들의 고민도 일정부분 들어 있는 것으로 읽힌다.

◇ 광화문광장 허가권은 서울시에

광화문광장의 사용 허가권은 서울시가 행사한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는 광장을 사용하려면 7일 전에 사용 목적 등이 기재된 신청서를 시장에게 제출해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광장 사용허가를 받은 적이 없어 이들의 광장 사용은 엄밀히 따지면 조례 위반이다.

이 때문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천막을 두고 시의회와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급기야 보수단체 '정의로운 시민행동'은 "서울시가 세월호 농성장에 천막을 지원한 것은 직무유기"라며 박 시장 등을 검찰에 고발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처음 농성이 시작될 때 천막을 제공했지만 이후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되는 등 상황이 바뀌어 유가족들과 천막 철거 또는 축소에 대한 협의를 해왔다"며 "조례에도 나와있듯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초에는 공문을 보내는 등 시민의 통행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천막 축소와 관련한 협의를 계속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근 농성장 개편도 이런 협의의 결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시는 농성장이 개편되면 분수대도 다시 가동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유가족들에게 농성장을 철거하자고 요구한 적이 없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경찰도 서울시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먼저 세월호 농성장 존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고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권자도 서울시여서 시가 문제 삼지 않으면 경찰이 나설 이유가 없다"며 "마찬가지 이유로 광화문광장 농성을 미신고 집회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 보수-진보·유가족단체 대립

세월호 농성장을 두고 보수단체와 진보·유가족단체의 대립은 시간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보수단체들은 농성장이 서울시의 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이고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농성장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보·유가족 단체는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추모객들이 아직 찾아오는 점을 들며 유지가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의 박주희 사회실장은 "세월호 천막이 허가도 없이 설치된 채 1년이 됐는데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더 이어나가겠다고 한다"며 "세월호 특별법도 제정됐고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된 상황에서 천막이 더 필요할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실장은 서울시에 대해서도 "법과 규칙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돼야 하는데도 세월호 유가족에게만 허가받지 않은 시설을 1년간 허용한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희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언젠가부터 유가족들이 과도한 정치 행위를 하기 시작했고 초법적 행위도 하고 있다"며 "광장은 원래 다양한 시민이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곳인데 지금은 세월호가 독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4·16가족협의회의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잡게 될 때까지는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의사를 표현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농성장 분위기 때문에 시민이 함께 어울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 분향소와 전시장을 중심으로 한 열린 공간으로 꾸몄다"며 "서울시도 이번 개편으로 부담을 덜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편이 '장기전' 포석이라는 시각에 대해 "이 공간은 싸움의 장소가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상징적 공간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일부 시민이 불편을 겪었을 수도 있지만 통행을 완전히 막거나 광장을 모두 사용한 것도 아니고 일부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시민들도 충분히 그런 부분을 이해하고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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