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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광화문 농성 1년.. "이제 그만" vs "의미 여전"

김현빈 입력 2015. 07. 12. 20:27 수정 2015. 07. 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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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연대, 중앙통로 개방해 새단장

보수단체는 "불법" 강제철거 주장

비가 내린 12일 새단장한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농성 1년을 맞아 'ㄷ'자 형태에서 가운데 공간을 터 시민들이 다닐 수 있게 농성장을 새단장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광화문광장 농성이 14일로 1년을 맞는다. 유가족들은 농성장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열린공간으로 새단장하고 추모의 동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보수단체들은 불법 점유임을 내세우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갈등이 격화할 조짐이다.

세월호 유가족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와 예술가 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연장전 기획단은 1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장 새단장식과 1주년 기념 문화제를 열었다. 새단장으로 지난 1년간 'ㄷ'자 형태로 배치됐던 농성장 천막들이 자리를 옮겨 대로를 따라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섰다. 이로 인해 양측 천막동 사이에 시민이 오갈 수 있는 공간이 다시 확보됐다. 천막들은 간이 조립식 철골 대신 나무 기둥과 합판 등으로 다시 세워졌다. 유경근 416연대 집행위원장은 12일 "그 동안 농성장의 성격이 강해 이곳을 찾기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많았다"며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끝까지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의미로 중앙통로를 완전히 개방하는 등 시민친화적으로 이곳을 단장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광화문 농성장은 지난해 7월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가면서 참사의 아픔과 분노를 대변하는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도보 순례의 종착지도 광화문광장이었고, 지난해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가족을 만난 장소도 이 곳이었다.

그러나 농성이 장기화하고 세월호 인양 결정까지 내려지면서 철거요구 여론이 거세졌다. 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조례는 '시민의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시장의 책무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 측은 종로구청이 지난달 광화문광장 건너편에서 농성하던 천막 4개를 강제 철거한 점을 들어 세월호 유가족의 천막도 철거가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광장 사용 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는 당장 천막 철거 방침이 없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진보ㆍ보수 단체간 엇갈린 시선에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광화문광장 천막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보수단체로부터 고발까지 당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새단장식에 참석해 "광화문 추모 공간이 단순한 농성장이 아니라 온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기억과 성찰의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며 천막 유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시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농성장을 새단장한 것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고민으로 이해하지만 지난 1년간 천막 철거 요구 민원도 60여건에 달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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