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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조차 퍼포먼스.. 앉아서 3만 관객 주무른 '푸 파이터스'

허남설 기자 입력 2015. 07. 27. 21:48 수정 2015. 07. 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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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M밸리록페스티벌 첫 내한공연 스타들영국 헤비메탈 밴드 '모터헤드'도 건재 과시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한 로커는 왼쪽 다리를 얼굴에 닿을 듯 높이 흔들었다. 십수대의 기타와 조명으로 장식한 의자 뒤로는 그의 밴드를 상징하는 깃발과 태극기가 함께 휘날렸다. 밴드 ‘너바나’의 드러머 데이브 그롤과 그의 밴드 ‘푸 파이터스’(사진). 지난 26일 경기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린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은 이들의 첫 내한공연 무대였다.

록 마니아들이 오랫동안 갈망해온 이들의 내한공연은 지난 2월 확정됐다. 그렇지만 지난 6월 데이브 그롤이 다리 부상을 입어 첫 내한공연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한때 나돌았다. 다행히 데이브 그롤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월드 투어를 이어갔고,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에도 헤드라이너로 섰다.

데이브 그롤은 부상을 퍼포먼스로 승화시켰다. 거대한 의자에 앉아 관객들을 마주해 ‘황제 로커’의 분위기를 풍겼다. 깁스를 한 오른쪽 다리만 빼고 모든 몸을 음악에 내맡겼다. 그는 한국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화답하듯 “여러분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 음악을 기다렸을 테니 노래를 많이 하겠다”며 14곡을 열창했다. 3일 동안 계속된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 객석은 밤새 내린 비 때문에 걸음을 떼는데도 휘청거릴 정도의 진흙탕이 됐지만 록팬들은 마지막 남은 체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데이브 그롤은 끊임없이 말을 건넸다. 그는 “난 춤을 출 수 없으니 여러분이 춤을 춰야 한다”며 자신의 다리를 가리켜 관객들을 웃겼다. 앉은 채로 3만여 관객을 휘어잡은 데이브 그롤은 ‘베스트 오브 유’가 끝난 뒤, 목발을 짚고 일어서 인사하며 다음 내한을 약속했다.

이날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에서는 40년 만에 내한한 영국 헤비메탈 밴드 ‘모터헤드’도 괄목할 만한 관객 동원력을 보이며 건재를 과시했다. 1975년 결성된 모터헤드는 이후 메탈리카 등으로 대표되는 메탈음악신의 바탕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공연에서 올해 70세인 보컬 레미 킬미스터는 “지금 관객이 수천명인데 함성이 이 정도밖에 안되느냐”며 관객들의 슬램(록페스티벌 등에서 열광적으로 뛰며 몸을 부딪치는 것)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24일부터 3일간 열린 이번 록페스티벌에는 모두 8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노엘 갤러거·장기하와 얼굴들 등 국내외 아티스트 등 80여팀이 공연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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