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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종식]朴대통령 '국가적 재난' 위기대응능력 도마

김형섭 입력 2015. 07. 28. 14:59 수정 2015. 07. 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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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안이한 상황인식·첫 환자발생 3주뒤 컨트롤타워 설정…'사태 악화'세월호 참사 계기 시스템 문제 지적 불구 비슷한 사태 재연돼 비판 커현장부터 대통령까지 정확한 '보고·파악' 시스템 구축 등 시급【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정부가 28일 사실상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을 선언했으나 이 과정에서 드러난 위기관리 대응능력의 문제점은 깊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안이했던 상황인식과 뒤늦은 컨트롤타워 설정 등은 사태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하고 악화시킨 주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 초기 정부가 신종 감염병 앞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가적 위기대응능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점은 박 대통령에게 있어 큰 오점으로 남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국가적 재난대응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난 이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는 점에서 더 큰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메르스 사태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 실패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인식하고 국민 불안을 잠재우는데만 주력하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뒤늦게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하는 등 부랴부랴 총력대응에 나섰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사후약방문식 대처라는 비판도 나왔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고용복지수석을 통해 처음 메르스 관련 보고를 받은 시점은 첫 환자 발생 시점인 지난 5월20일이다. 그로부터 6일 뒤에는 국무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았다.

반면 박 대통령이 국가 역량의 총동원을 주문하며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첫 언급을 내놓은 것은 6월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다.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보고를 받은 뒤 12일 만으로 이미 확진환자는 18명까지 늘어난 상태였다.

다음날 청와대도 긴급 대책반을 꾸리고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이미 2명이 사망하고 우려했던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상황이었다. 늦어도 한참 늦은 대처였다.

또 다른 문제는 이 과정에서 컨트롤타워가 명확하지 않아 수시로 바뀌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안보실은 재난과 관련한 컨트롤타워 역할이 아니다"라고 했던 청와대는 메르스 사태에서도 공식적인 컨트롤타워로 나서기를 꺼려했다.

확산일로에 있는 메르스를 막겠다며 꾸린 각 부처·본부·자치단체 대책본부가 우후죽순으로 가동되면서 오히려 지휘 체계에 혼선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동안 메르스 사태의 컨트롤타워는 질병관리본부장,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장, 복지부 장관 등으로 계속해서 변경됐다. 범정부적 위기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할 국무총리(중앙안전관리위원장)는 이완구 전 총리의 사퇴로 공석이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가적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로 만들어진 국민안전처는 감염병 대응에 있어 제대로 된 권한과 조직을 갖추지 못한 탓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메르스 긴급재난문자 뒷북 발송으로 국민들의 화만 돋우기도 했다.

이런 혼란은 박 대통령이 지난달 8일 범정부 메르스대책 지원본부를 방문, 방역전문가들로 구성된 '즉각대응팀'(TF)을 구성하고 병원 폐쇄명령권 등 전권을 부여키로 하면서 진정됐다. 다음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총리 직무대행 자격으로 범정부 메르스 일일점검회의를 소집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진두지휘에 나섰다.

첫 환자가 발생하고 3주나 지나서야 메르스 사태의 컨트롤타워가 지정되고 범정부 총력 대응 체제가 갖춰진 셈이다. 국가적 재난 앞에서 대통령의 상황판단이 너무 늦고 대처도 안이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 사이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먼 산 보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청와대를 맹비난했고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하락은 지지율에 그대로 반영됐다.

박 대통령이 처음부터 전면에 나서지 않은 데 대해 청와대는 관광업 타격과 소비심리 위축 등 메르스 공포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의 과잉 대응이 오히려 국민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국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와 감염자가 급증하고 국민들의 공포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박 대통령이 메르스 방역 뿐만 아니라 국민불안 방역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으로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칠 경우 자동적으로 방역 현장을 총괄지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도 이 같은 비판을 감안한 듯 여러 차례 "감염병 대응과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는 그동안 신종 감염병 대응체계를 점검, 종합개선대책을 마련해 왔다. 결국 방역당국의 컨트롤타워는 개선대책에 담긴 복지부 조직 개편을 통해 재정립될 전망이다.

현재 검토 중인 안으로는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과 질병관리본부의 격상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차관제의 경우 보건담당 차관을 한 명 더 둬 2명의 차관이 복지와 보건을 각각 담당토록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건부와 복지부를 분리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보건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지위와 관련해서는 처(處)나 청(廳) 단위 조직으로의 격상, 본부장의 차관급 격상 방안 등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방역당국의 지위 격상으로 더 많은 권한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명실상부한 의료인력 전문기관이지만 복지부 산하 1급 실장이 책임자로 있다 보니, 실질적인 방역 활동에서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에 따라 조직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조직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정부 관계자들이 항상 긴장감을 갖고 재난과 각종 신종 질병 발생 등 긴박하거나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신속한 판단력과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현장의 말단 직원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정보와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보고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메르스사태와 같은 상황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 점에서 안전 및 보건 분야 공무원을 중심으로 관계자들에 대한 꾸준한 교육과 훈련, 철저한 관리감독 등이 필요하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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