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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잠수사들, 갖가지 질병 시달려"

입력 2015. 08. 04. 22:20 수정 2015. 08. 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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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반신 마비 김관홍씨, 소변 고통

"트라우마로 한때 세상 등질 생각"

황병주씨, 뼈 썩지만 수술 꿈 못꿔

정부, 보상 안하고 치료도 중단

"의상자 지정·지원대책 마련해야"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민간잠수사들이 갖가지 부상과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작업 후유증으로 현업에 복귀하지 못한 민간잠수사들이 생계에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가 이들을 의상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간잠수사 김관홍(42)씨는 지난해 4월23일부터 석달 가까이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했다. 김씨는 작업 도중 어깨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목·허리디스크까지 앓게 됐다. 병원에서 수술을 권했지만, 생업을 놓을 수 없어 수술을 포기했다. 김씨는 "허리 통증과 함께 왼쪽 다리의 마비 증상까지 오면서 지난 2월에는 잘 걷지 못하고, 심지어 소변이 제멋대로 나와 기저귀를 차고 다닐 정도였다"고 했다. 결국 15년간 해온 잠수사 일을 접은 김씨는 대리운전기사를 하며 아내와 세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 김씨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에게 시신이라도 찾아주려고 내 몸 돌보지 않고 수색작업에 임했는데 육체적 고통과 시신 수습 작업 때의 트라우마로 지난겨울에는 세상을 등질 생각까지 했다"고 했다.

황병주(56)씨는 수색작업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뼈가 썩어 들어가는 골괴사 부상을 입었다. 수술비 900여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수술 말고는 치료방법이 없는데도 방치하고 있다. 수색작업에서 생긴 트라우마로 감정 조절이 어려워 눈물이 터져나오는 증상도 겪고 있다. 그는 25년 동안 생업으로 이어온 잠수일을 더이상 할 수 없어 대리운전을 하거나 빚을 얻어 가족 5명이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민간잠수사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민간잠수사들을 의상자로 지정하고 법적 지원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개별적으로 수색작업에 참여한 잠수사들은 부상을 당해도 산업재해보상보험을 신청할 수 없어, 지난해 7월 해양경찰은 "수난구호법에 따라 의사상자지원법에 준해 치료비와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22명의 민간잠수사들이 같은해 9월 보상금 지급을 담당하는 전라남도에 서류를 냈지만 "수난구호법에는 보상 기준을 '사망하거나 신체에 장애를 입은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며 보상금 지급을 거절당했다.

민간잠수사들에 대한 치료비 지급을 맡고 있는 복지부도 지원과 중단을 반복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치료비를 지원하다 12월에 중단한 뒤, 올해 2월에 다시 한시적 지원을 시작했다가 3월 이후 현재까지 중단한 상태다. 보상금·치료비 지원이 어려움을 겪자 해경에서는 민간잠수사들에게 의상자 지정 신청을 권유했다. 지난 3월 민간잠수사 18명이 복지부에 의상자 지정 신청을 했지만 다섯달째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한 상태다.

황씨는 "밥벌이를 못해 가장 역할도 못하고 있고, 몸은 아픈데 정부가 방치만 하고 있으니 정부에 대한 반감만 든다"고 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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