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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알바비' 정미홍, 누리꾼 47명 무더기 고소

강민수 입력 2015. 08. 05. 16:52 수정 2015. 08. 0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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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미홍 "댓글로 모욕감 느껴".. 피고소인 "국민 모욕, 적반하장격"

[오마이뉴스 강민수 기자]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대표 (자료사진)
ⓒ 유성호
지난해 세월호 집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알바비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던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대표가 해당 기사에 비방 댓글을 단 시민 47명을 모욕죄로 집단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3월에도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비방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70여 명을 모욕죄로 고소한 바 있어 보수 논객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정미홍, 비방 댓글 47명 집단 고소

5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정미홍 대표는 지난 1월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사에 댓글을 단 시민 47명을 모욕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후 검찰로부터 수사 지휘를 받은 종로경찰서는 최근 피고소인들을 조사하기 위해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당시 기사는 고상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작성한 것으로 "정 대표가 한 언론사 워크숍에서 '청소년들이 세월호 시위에 나가서 10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정 대표가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서도 "김일성에게 부역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김일성 만세를 외쳤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관련기사 :'세월호 알바비 6만원' 사과했던 정미홍 또 망언 "시위로 100만원 받아").

정 대표는 이 기사에 달린 총 256개의 댓글 중 "정신병자, 소시오패스", "또라이네" 등의 댓글을 게재한 시민 47명이 자신에게 모욕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 중 32명은 <오마이뉴스> 회원이고, 나머지 15명은 네이버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소셜 댓글을 단 회원들이다.

정 대표는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지난 1995년 서울시 공보과장, 의전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더코칭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자신에게 비판적인 댓글을 단 시민들을 모욕죄로 고소한 정 대표 본인은 지난 2013년 모욕죄 등을 저지른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정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시켜야한다"고 글을 올렸다가 모욕죄,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후 법원은 정 대표에게 벌금 500만원(이재명 성남시장), 800만 원(김성환 노원구청장)을 각각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대표가 최근 <오마이뉴스> 독자 32명 등 47명의 누리꾼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정 대표로부터 고소를 당한 서원명 경상대 명예교수도 종로경찰서로부터 출석 통보를 받았다.
ⓒ 서원명 교수
피고소인 "국민 모욕, 적반하장격"

정 대표로부터 고소를 당한 시민들은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아무개(50대)씨는 "정미홍 대표의 황당한 발언으로 모욕을 받은 것은 오히려 독자들과 국민"이라면서 "국민을 오히려 모욕죄로 고소한 것은 적반하장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씨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수사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원명 경상대 명예교수도 "정 대표는 세월호 추모 집회 참가자들을 마치 돈에 매수된 몰염치한 사람으로 매도했다"면서 "그런 사람이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저를 고소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하게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모욕죄로 규정하고 있다. 모욕죄를 위반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발 없이는 처벌이 불가능한 친고죄(親告罪)다.

모욕죄 존치 논란은 계속돼 왔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이유와 무분별한 명예훼손을 방지하자는 주장이 맞섰다. 지난 2013년 6월 헌법재판소는 모욕죄에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참여연대는 지난 4월 법원에 모욕죄 조항이 헌법의 표현의 자유, 명확성의 원칙 및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배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에서도 모욕죄 고소남용 사례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검찰 통계에 따르면 모욕죄 고소 사건은 2004년 2200여 건에서 2014년에는 2만8000여 건으로 12배가 넘게 증가한 것.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4월부터 '인터넷 악성댓글 고소사건 처리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다수의 악성 댓글작성자를 고소한 후 부당하게 합의금을 요구할 경우, 공갈죄 또는 부당이득죄로 형사처벌하겠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 억압"...정미홍 "실질적 위협 느껴"

전문가들은 정 대표의 고소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하는데, 모욕죄 적용은 국가가 나서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면서 "정 대표의 고소는 정치인들이나 유명인들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키고 국가를 동원해 입을 막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정 대표가 보수 논객이라면 자신의 말에 대한 평가와 비판에 대해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 "이같은 집단 고소는 논객으로서의 자질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간사도 "정 대표와 같은 공인들의 발언 비판에 대해 모욕죄로 고소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모욕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신청된 상황에서 모욕죄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정미홍 대표는 5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댓글을 보고 제가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껴 고소했다"면서 "웬만한 비아냥 정도는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듣고 실질적인 위협을 느껴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해당 기사도 발언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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