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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500만원짜리 명품 가방 구입해도 개별소비세 안 낸다

이영창 입력 2015. 08. 06. 21:06 수정 2015. 08. 0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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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법 개정안

소비자들 닫힌 지갑 열릴까

금융·투자 혜택 다양

실생활도 변화 예고

정부가 6일 발표한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여느 해보다 개인들의 실생활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겼다. 침체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비와 투자를 진작할 수 있는 유인책들을 담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 탓이다. 소비ㆍ금융ㆍ급여 등 개인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제상 변화를 짚어본다.

● 달라지는 소비생활

가계부채(신용카드 사용)를 늘리지 않으면서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체크카드를 사용하거나 현금을 쓰고 현금영수증을 받는 경우 더 많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체크카드 등의 소득공제율은 신용카드(15%)의 2배인 30%. 하지만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 1년간 한시적으로 직전년도보다 사용이 증가한 금액에 대해서는 40%의 공제를 해줬다. 올해 세법개정안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공제율을 50%로 확대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전통시장, 대중교통의 본인 사용액이 직전년도보다 증가한 금액에 대해서는 50%를 소득에서 공제해 주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연간으로 체크카드 등을 2,100만원 사용했던 연봉 7,000만원 직장인이 올해 하반기에만 1,400만원을 썼다면, 소득 70만원을 더 공제받을 수 있다. (그래픽 참조)

가구 카메라 시계 가방 모피 융단 귀금속 등에 매겨지는 개별소비세 과세 기준이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오르면서 명품 등 고가품 가격이 낮아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500만원짜리 가방이라면 지금은 기준인 200만원 초과분(300만원)에 20%의 개별소비세율이 적용되어 60만원의 세금을 내지만, 앞으로는 개별소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녹용 로열젤리 향수 대용량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아예 폐지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살 때 100만원의 개별소비세를 감면해 주는 조치는 원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2018년말까지 감면이 연장된다. 택시용 액화석유가스(LPG) 연료 개별소비세 감면(㎏당 40원)도 2018년 말까지 연장된다.

소비자가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직구)를 할 때 관세 부담이 일부 경감된다. 지금은 소액면세 한도가 15만원(물품가격+운송료+보험료)이고 목록통관(수입 구비서류 없이 목록으로만 신고하는 것)은 100달러(미국 200달러)이지만, 내년 1월 1일부터는 소액면세나 목록통관 가리지 않고 한도가 150달러(미국 200달러)로 통일된다. 면세효과가 확대되는 것이다.

또한 내년 1월 1일부터는 해외직구를 했을 때 변심으로 인한 단순 교환의 경우에도 6개월 이내에 반환하면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로 외국에서 500달러짜리 유아용품을 주문해서 관세 8%와 부가가치세 10%를 납부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을 할 때, 이미 냈던 세금(약 10만원)은 돌려받는다는 얘기다.

식당에서 직접 담근 다양한 맛의 '하우스막걸리'도 등장한다. 지금은 개별 음식점에서 탁주ㆍ약주ㆍ청주를 직접 만들어 팔 수 없지만, 주세법 시행령이 통과되면 일정 기준을 갖춘 음식점에 '소규모 전통주류 제조 면허'를 내줄 예정이다.

고객이 요구하지 않아도 현금영수증을 무조건 발급해야 하는 업종도 확대된다. 내년 7월 1일부터 안경점, 의료기구점, 가구점, 전기ㆍ조명 가게, 건설자재 소매판매 업체는 10만원 이상의 현금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줘야 한다.

● 금융 관련 세제 변화

큰 관심을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내년 1월 1일부터 도입된다. ISA는 가입자가 예금, 적금,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선택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통합계좌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를 찾아가 ISA 계좌를 튼 다음, 계좌로 편입시킬 적금이나 펀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데, 금융자산이 많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약 13만 8,000명)는 가입할 수 없다. 연간 2,000만원까지만 넣을 수 있고, 5년간 계좌를 유지해야만 한다. 단 청년이나 연소득 2,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3년만 의무가입하면 된다.

만기 인출할 때 ISA에서 발생한 소득 200만원까지는 비과세하고, 200만원이 넘는 부분은 9% 저율 과세한다. ISA가 도입되는 대신, 지금 나와 있는 재형저축의 비과세나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는 올해 말까지만 혜택이 주어진다.

펀드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도 바뀌면서 일부 세부담이 준다. 지금은 펀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연 1회 이상 결산해서 과세했지만, 앞으로는 펀드 보유기간 동안의 손실과 이익을 합산해 환매할 때 한번만 세금을 매긴다. 예컨대 어떤 펀드에서 첫 해 200만원의 이익이 나고 둘째 해 100만원의 손해가 난 펀드를 환매했다면, 지금은 총 28만원(첫해 200만원의 14%+둘째 해 0원)의 세금을 내지만 앞으로는 14만원(손익합계 100만원의 14%)만 내면 된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운용기간 10년 안에 발생하는 매매ㆍ평가차익 및 환차익에 비과세 혜택을 준다. 대신 ▦해외 상장주식에 60% 이상 투자 ▦2017년 말까지 가입 ▦납입한도 1인당 3,000만원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존 해외주식 펀드에는 적용되지 않고 새로 나오는 펀드에만 비과세가 적용된다.

국외에 나가 있는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이 보유한 정기외화예금에 주어졌던 비과세 혜택은 올해 말 가입분을 끝으로 종료되고, 재외국민의 해외금융계좌 신고 기준이 강화되어 1년 중 183일 넘게 해외에 있었다면 신고 의무가 부과된다. 지금은 2년 중 해외 체류 기간이 1년이 넘는 경우 신고 대상이다.

● 급여 및 기타 생활세제 변화

급여나 성과급 관련 세금제도도 내년부터 일부 바뀐다. 중소기업의 핵심인력(회사가 지정)이 5년 이상 회사에 다니면서 내일채움공제(성과보상기금)에 매달 적립금을 냈다면, 성과보상금을 받을 때 회사 납입분에 적용되는 세금이 50% 감면된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원 중소기업 근로자가 매월 10만원(회사는 매월 24만원)씩 기금에 납입하면, 5년 후 108만원의 세금감면이 적용되어 실수령액이 1,931만원에서 2,039만원으로 늘어난다.

또한 중소기업의 우리사주 조합원이 출자금을 6년 이상 보유하면 인출 시 소득세를 하나도 내지 않아도 되며(2~4년 보유 시는 50%. 4~6년은 75% 감면),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15~29세), 고령자(60세 이상), 장애인은 취업일로부터 3년 동안 근로소득세 70%(현재 50%)를 감면받게 된다.

그리고 자녀가 학교 폭력 피해를 입어 이사(전학)를 가는 경우, 주택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1세대 1주택(1년 이상 거주)이라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원래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는 보유기간 2년 이상에만 적용되지만 그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서 '전학결정 처분서'를 발급받아 세무서에 제출하면 된다.

사행산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과세는 내년 1월 1일부터 강화된다. 경마에서 받은 당첨금의 경우, 지금은 베팅금액 100배를 초과하는 때만 세금을 매겼는데 앞으로는 100배를 넘거나 200만원을 넘는 경우 모두 과세를 한다. 슬롯머신 과세 기준은 현재 '500만원 이상'에서 앞으로 '200만원 초과'로 강화된다.

경마 장외발매소 입장권에 붙는 개별소비세도 2,000원(현재 1,000원)으로 두 배 오른다. 경륜이나 경정경기의 장외매장에 입장할 때 내는 개별소비세도 4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된다.

일부 골프장에 적용되던 개별소비세 면세도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제주도 소재 회원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면, 입장료에 개별소비세를 내지 않았으나 내년 1월 1일부터 이 혜택은 없어진다. 제주도만 특혜를 준다는 형평성 논란이 있었던 사안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미용 성형수술(쌍꺼풀, 코, 가슴, 지방흡입, 주름살 제거, 치아성형)을 받으면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적용기간은 내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다. 정부는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을 하면 성형외과 의원들의 소득원이 상당 부분 노출되는 부수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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