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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비정규직 뿌리는..문재인 "부끄러운 심정" 왜?

이현수 기자 입력 2015.08.11. 05:55 수정 2015.08.1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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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 ②:노동시장 이중구조(4)]국민·참여정부 당시 '이중구조' 정착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 [[the300][노동개혁, 미래와의 상생 ②:노동시장 이중구조(4)]국민·참여정부 당시 '이중구조' 정착]

우리사회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6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노동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비율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것인데, 비정규직 중에서도 시간제·파견근로 등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고용형태는 확대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씨앗을 뿌리고 키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김대중·노무현 정권이었다. 야권 입장에서 보는 '민주정부' 10년 최대의 패착이자 뼈아픈 대목이다. 그 배경이 된 IMF 외환위기는 김영삼 정권이 초래했고, 대-중소기업 차별성장의 토대는 박정희 정권이 제공했으니 비정규직은 역대 정권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 하는 셈이다.

◇YS - 정리해고 요건 완화

비정규직은 90년대 중반 '세계화 물결'을 타고 태동했다. 문민정부가 당시 내놓은 '신경제 및 신노사관계구상'은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매뉴얼과도 같았다.

정리해고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1996년 12월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국회의원들에 의해 국회를 통과했다.

구체적 정리해고의 사유는 '계속되는 경영 악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 등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때"로 규정됐다. 파업 때 외부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대체근로제가 도입됐고, 파업기간 중 새로운 하도급 생산도 가능하게 됐다.

◇DJ - 정리해고제 도입 파견근로자 도입

김대중 정부는 '노동개혁'을 내세워 비정규직 법제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외환위기가 터진 이후 대법원 판례에 따른 마구잡이식 정리해고가 이미 진행 중이었다. 실업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노동계는 정리해고 법제화에 합의했다.

1998년 2월 법제화된 근로기준법, 일명 '정리해고법'은 이전 정권의 노동 유연화 기조를 구체화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24조1항의 토대도 이 때 만들어졌다.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고용조정'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으로 변경됐다. 해고사유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의 경우'로 수정됐다.

문민정부때 노동계의 강력 반발로 유예됐던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파견법)'도 98년 제정됐다. 파견근로는 인력파견업체가 소속 노동자를 다른 회사에 보내 그 회사의 지휘와 명령 아래 근무토록 하는 것이다.

DJ는 당시 비정규직이 겪는 고용불안에 대해 "이것은 한시적인 것이다. 힘든 상황을 벗어나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며 국민을 독려했다.

◇노무현 - 기간제 2년이면 정규직 전환?

참여정부는 '제자리로 돌리려는' 노력보다 이전 정부의 노동 유연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힘을 썼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법(기간제)' 제정을 통해 비정규직을 '기간제'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기간제법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2년 이상 일하면 사용주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했다. 함께 국회를 통과한 파견법 개정은 파견근로자 사용주의 고용의무 명시했다. 파견업종도 늘렸다.

노동계는 기간제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파견근로를 확대하는 법이라며 반발했다. 실제로 2년간 일하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해진 규정으로 인해, 사용주는 2년 내 언제든지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게 됐다.

이 법 제정에 따라 실제로 발생한 비정규직 해고 사태는 영화 '카트'로도 만들어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해 말 카트를 본 뒤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봤다. 이 자리에 선 것도 부끄러운 심정"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MB - 기간제 연장 시도

MB는 10년 간 단단하게 굳어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그대로 승계했다. 기간제법에 따른 해고 문제를 막기 위해 비정규직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개정안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 정책은 '100만 해고설' 논란을 부르며 소득 없이 끝났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꺼내든 '일자리나누기', 이른바 '잡셰어링'은 청년인턴, 시간제 근로자, 희망근로 등 간접고용을 더 늘렸다. 비정규직 내 고용구조는 더 악화하고 있고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차별과 사회적 배제는 지속되고 있다.

이현수 기자 hy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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